신산업·서비스업 취업자 증가 '주목' … 실업률 동반상승 "6월 공무원시험 영향"

경기 자체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본격적 회복세'로 보기에 이르다는 분석

30∼40대와 제조업은 고용 부진 이어져

정부 출범 뒤 '일자리 정부'를 자임했던 정책효과가 본격화되는 것일까. 지난달 취업자 증가폭이 2개월 연속 20만명대를 넘기며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15~64세 고용률(OECD 비교 기준)도 67.2%를 보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용률은 고용지표 가운데 가장 변수가 적은 지표다. 취업자수나 실업자 수는 인구증가에 따라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다만 실업률도 20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다. 정부는 지방 공무원시험이 6월로 늦춰진 영향이 크다고 봤다.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던 취업준비생 등이 구직활동에 해당하는 시험을 보면서 실업자로 편입된 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진단이다.

이런 고용지표 개선에 대해 정부는 "꾸준한 일자리 정책의 효과"로 판단한다. 하지만 아직은 경기 자체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본격적 회복세'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많다.

◆고용목표치 달성 '청신호' = 11일 통계청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8만1000명 늘었다. 증가 폭이 지난해 1월(33만4000명) 이래 1년5개월 만에 가장 컸다. 정부는 연초에 올해 고용목표를 15만명으로 잡았다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20만명으로 상향조정했다. 목표치 달성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15∼64세 고용률도 67.2%를 기록했다. 6월 기준 1989년 통계집계 이후 가장 높았다. 15세 이상 고용률 역시 61.6%로 같은 달 기준 1997년 6월(61.8%) 이후 가장 높았다.

정부는 취업자 증가폭이 2개월 연속 20만명대 중반을 상회하고, 고용률도 2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고용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지난달 실업자는 113만7000명으로 1999년 6월(148만9천명) 이후 2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업률도 1년 전보다 0.3%p 상승한 4.0%로 1999년 6월(6.7%) 이후 최고였다.

◆지표개선 업종 확대 주목 = 이에 대해 통계청은 "지방직 공무원 시험일자가 5월에서 6월로 이동하면서 청년층 실업자가 늘었고, 60세 이상 실업자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률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실업률도 상승하는 것이어서 구직활동이 활발해지는 '긍정적 지표'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특히 고용지표가 개선되는 업종이 늘어나고 있고, 고용의 질도 나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들어 취업자 수 증가를 견인하고 있는 업종은 보건복지업이었다. 이 업종 일자리 가운데 다수가 정부가 창출한 일자리라는 것이 전문가 분석이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보건복지(+12만5000명)뿐만 아니라 교육서비스(+7만4000명), 숙박음식업(+6만6000명) 등에서 취업자가 크게 늘었다. 그러면서 서비스업 전반의 고용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 기재부 설명이다. 실제 지난달 서비스업에서만 취업자가 31만1000명이 늘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회복세 등에 힘입어 숙박음식업 등 서비스업 전반에 취업자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신성장산업에 속하는 정보통신업(+4만명)과 전문과학기술(+2만3000명) 등에서도 증가세를 보이는 점도 고무적이다.

정부는 고용의 질도 개선되는 추세라고 봤다. 고용환경이 안정적인 상용직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상용직 비중(68.9%)은 1989년 6월 통계작성 이래 최대 수준이다. 2016년 65% 수준이던 상용직 비중은 3년 만에 70%선에 육박하고 있다.

◆제조업·40대 고용 아직 취약 = 하지만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허리인 30∼40대와 제조업의 고용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30대 취업자는 1년 전보다 3만2000명 감소해 21개월 연속 줄었다. 다만 고용률은 76.0%로 작년 6월보다 0.5%p 상승했다. 40대 취업자는 작년 같은 달보다 18만2000명 줄었다. 고용률도 78.5%로 1년 전보다 0.7%p나 떨어졌다.

제조업 취업자도 6만6000명 줄어들었다.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해 4월 6만8000명 줄어들기 시작한 이후 15개월 연속 감소세다. 제조업 취업자는 자동차나 조선업에서는 증가세로 전환됐지만, 반도체 경기가 악화하면서 전자부품이나 전기장비에서 감소세가 확대됐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올해 들어 고용지표상으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용회복이 본격화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미중 무역갈등이나 반도체 업황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취업자 증가와 함께 실업률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정부 일자리 영향이 크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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