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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3당에 표 준 국민께 치유할 수 없는 상처"

국민의당 리베이트 의혹 '무죄' 판결

3당 부침 후 양당 쏠림현상 심화

등록 : 2019-07-11 12:58:54

지난 20대 총선에서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선숙 김수민(바른미래당) 의원이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새정치를 표방하며 1, 2당의 중간지대를 공략했던 3당을 구태정당으로 몰아갔던 사건이 무죄로 결론났다. 그 3년 사이 '다르게'를 외쳤던 3당은 사라졌고, 창당을 주도했던 의원들은 둘, 셋으로 갈려 또다른 세력화를 노리고 있다. 거대 양당의 쏠림현상은 더 심화됐다.

이낙연 총리와 인사하는 박선숙 의원 | '리베이트 의혹'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바른미래당 박선숙 의원이 무죄가 확정된 1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낙연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지난 10일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김 의원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왕주현 당시 국민의당 사무부총장, 용역업체 관계자 등 5명도 무죄 판결을 확정 받았다. 박 의원 등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 전 김 의원이 대표로 있던 디자인벤처 회사 '브랜드호텔'의 전문가들과 함께 선거홍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이를 통해 인쇄업체 등으로부터 2억1620만 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리베이트로 받은 돈을 선거에 실제로 사용한 것처럼 꾸며 선거보전금을 받고, 허위 계약서를 쓴 혐의 등도 받았다. 1, 2심 재판부는 잇따라 무죄를 선고 했고 대법원도 원심 재판부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리베이트 제공 약속이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고, 브랜드호텔이 자신이 실제로 행한 용역 대가를 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 등이 단순 용역업자의 지위를 넘어 국민의당에서 실질적인 선거홍보기구의 지위에 있었다거나 선거운동 준비를 넘어 선거운동을 했다는 점도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선관위의 수사의뢰로 촉발된 이 사건의 후과는 컸다. 2016년 2월 창당한 국민의당은 그해 4월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지역구 25석 등 38석을 얻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전국단위 비례대표 선거에서는 26.7% 득표율로 새누리당(33.5%)에 이어 2위(민주당 25.5%)를 기록, 13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했다. 전통적 1, 2당 주도의 전국단위 선거에서 다당제 가능성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기도했다. 그러나 총선 한 달 뒤 불거진 '불법 리베이트 의혹'은 국민의당을 혼돈으로 몰아넣었다. 개혁과 '다른 정치'를 내세웠던 국민의당은 구태, 불법 선거정당의 지탄을 받았다. '정치적 의도가 있는 수사'라며 반발했지만 불법 리베이트로 규정된 낙인을 벗어나기 힘들었다.

새정치를 표방하고 나섰던 국민의당 입장에선 '불법선거' 규정은 치명적이었다. 검찰의 기소 이후 2016년 6월 29일 안철수 천정배 의원이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국민의당은 최대 위기를 맞는다. 박, 김 의원은 2017년 1월, 6월 진행된 1, 2심에서 잇따라 무죄를 받았지만 대중의 관심을 환기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제3당에 쏟아졌던 기대는 사라졌고, 여야 거대 양당 의존성을 더욱 심화됐다. 부침을 거듭하던 국민의당은 지난해 2월 바른미래당이 창당하면서 2년만에 문을 내렸다.

박선숙 의원은 1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평생 한번도 1, 2당 외에는 표를 찍어본 적이 없는 분들이 처음으로 제3당에 투표를 한 것"이라며 "새롭고 다르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지지 했는데, 선거가 끝나자마자 리베이트 의혹이 터졌으니 실망감이 얼마나 컸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당에 씌워진 오명은 치유되기 어려운 상처가 됐다"면서도 "이번 판결로 어렵게 지지를 보냈던 분들에게 '그렇게 잘못한 선택은 아니었다'는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수민 의원도 입장문에서 "1심, 2심에 이어 사필귀정의 진리를 새삼 확인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말뜻 그래도 결국 옳은 이치대로 가게 되어 있었음이 입증된 것"이라고 밝혔다.

[박선숙 의원 인터뷰 전문 보기]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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