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군 합동조사 결과

안전조치 미흡 드러나

관련자 5명 징계키로

지난 5월말 5명의 사상자를 낸 청해부대 최영함 '홋줄(정박용 밧줄) 안전사고'가 인명피해가 컸던 원인으로 안전조치가 미흡했던 점이 드러났다.

해군은 18일 최영함 안전사고 민군 합동사고조사위원회가 조사한 홋줄이 끊어진 원인과 입항과정의 안전조치, 그리고 사고발생 후 응급처치 등에 대해 공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홋줄이 끊어진 원인으로 "홋줄은 60톤을 견딜 수 있는 인장강도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보다 더 강한 장력이 가해져 끊어졌으며 홋줄 성분과 장력검사에서는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해군은 홋줄이 함정 구조물인 '초크'를 지날 때 꺾이는 각도에 따라 최대 2배 정도의 과부하가 걸리며 초크와의 마찰로 인한 열변형 손상, 초크의 거친 면 등으로 인해 인장강도가 떨어지는 특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이번 사고는 최영함을 정박시키는 과정에서 홋줄을 부적절하게 운용한 데 따른 것이라는 게 해군측 설명이다. 끊어진 홋줄은 둘레가 7인치(17.78cm)이며 최영함급 군함을 항구에 정박시킬 때 6개의 홋줄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군이 공개한 최영함 초크 모습. 사진 연합뉴스


안전조치 역시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군은 홋줄 끊어짐에 대비한 안전구역으로 인원대피 미흡, 안전장구(안전모, 구명의) 미착용, 입항 인원배치의 적절성 미흡, 기타 안전사고 예방조치 미흡 등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사고가 발생한 뒤에도 응급처치 요원에 의한 심폐소생술이 실시되지 않았고, 사고발생 3분이 돼서야 '구호반 배치' 방송을 하는 등 신속한 행동이 미흡했던 것으로 해군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해군은 후속조치과제를 선정해 단기과제는 즉시 시행하고 소요 제기 등 관련기관의 협조가 필요한 분야도 조기에 보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군이 밝힌 후속조치과제로는 △홋줄 운용요원의 전문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과 현장 감독을 강화 및 위험구역 설정해 운영 △입출항시 안전장구 착용 의무화 등 안전절차와 수칙을 강화 시행 △안정성이 향상된 재질의 홋줄 조달 추진 △홋줄과 초크가 만나는 부위의 마찰과 과부하를 줄이는 조치 △현장 응급처치에 대한 교육 강화와 행동화 숙달, 함정 의무 장비 및 물자 보강 등 함정 응급구호 체계 개선을 추진 △체계적인 안전관리를 위해 해군본부에 '해군안전단'을 조기에 신설하고 각급 부대의 안전조직 편성을 보강 등이 제시됐다.

이와는 별개로 해군은 안전조치 미흡 등이 드러난 만큼 해군 함장과 현장 지휘자를 포함한 관련자 5명을 징계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24일 오전 10시 15분께 경남 창원시 진해 해군기지사령부에서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행사 도중 발생한 사고로 당시 최종근 병장(22)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쳤다. 장병들은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6개월 동안 해적퇴치와 선박호송 등의 임무를 마치고 고국으로 복귀한 길이었다. 해군은 최종근 병장을 하사로 1계급 추서하고 순직 처리했으며, 훈장 추서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부상병 4명 가운데 3명은 퇴원했고 나머지 1명은 아직도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해군은 설명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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