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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기고]

정규직 전환, 우리 사회문제 해결 첫 단추

등록 : 2019-07-24 05:00:16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


‘이제 나 안 짤려.’ 공공기관에 비정규직으로 입사한 후 네 번에 걸친 재계약 끝에 지난해 정규직이 된 한 노동자가 정규직 전환 대상으로 결정되자마자 아내에게 처음 한 말이다.

지난 주 고용노동부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콘텐츠 공모전’ 수상자들과의 시상식과 간담회를 열었다. 대부분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후 직장에 대한 소속감과 맡은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커졌고, 고용이 안정되니 건강도 챙기면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유일한 대학생 수상자는 일자리를 찾는 청년 구직자 입장에서 정규직 전환 정책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임을 강조했다.

노동자들이 공정한 대우를 받는 출발점

우리 사회에서는 언제 직장을 그만 둬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일터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많이 있다. 1997년 IMF 경제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비정규직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어느덧 전체 노동자 3명 중 1명 수준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인건비를 절약하고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명목으로 비정규직이 남용되어 왔고,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상태 등 비정규직의 근로조건은 날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또한 청년층과 장년층이 비정규직의 약 삼분의 이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정규직의 문제는 곧 우리 사회의 일자리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로 정규직 노동자와의 임금격차가 점점 벌어지면서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동시에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원인으로 지적 받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017년 공공부문부터 솔선수범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상시 지속적인 업무에 대해서 정규직을 채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규직 전환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안정된 고용환경에서 향상된 근로여건을 통해 노동자들의 사기와 소속감을 고취시켜 보다 나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며,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관행이 민간부문에도 널리 확산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 결과 지난 2년 동안 약 18만5000명의 노동자에 대해 정규직 전환이 결정됐고, 그 중 약 15만7000명은 전환이 완료되는 등 차질 없이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정규직 전환 정책으로 인한 국민 부담을 고려해 고용을 안정시키는 것을 우선적으로 하되 단계적으로 처우를 개선한다는 원칙을 세워 진행하고 있다. 정규직 전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노동연구원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규직 전환으로 인해 연간 평균 391만원의 임금이 인상되는 효과가 있었다. 전환자들은 고용안정, 처우개선 순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처우개선 수준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정규직을 고용해 온 관행이나 비정규직에 대한 낮은 처우 등 지난 20여 년간 지속돼 온 노동시장 구조를 어느 날 갑자기 하루 아침에 바꾸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공공에서 시작된 변화, 사회 곳곳으로 확산되길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후 자녀 계획을 생각하게 됐다’면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을 ‘우리 사회가 겪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첫 단추’라고 평가한 한 수상자의 말을 떠올려 본다.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이야 말로 노동이 존중 받고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관행을 우리 사회에 정착시키기 위한 출발점인 것이다.

공공분야에서 시작된 ‘변화의 씨앗’이 우리 사회 곳곳으로 날아가 더 많은 일터에서 ‘노동환경 개선이라는 꽃’이 피면 우리 모두가 더불어 잘사는 ‘희망의 열매’를 맺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정규직 전환으로 인한 행복이 더 많은 분들에게도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 정규직 전환 정책이 마무리되는 그 날까지 관계 부처와 면밀히 협력해서 고용안정은 물론이고 처우개선도 충분히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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