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 드론월드 대표이사

DIA(Drone In Agriculture)는 캄보디아에 진출한 농업전문 드론 회사다. 해외에서 드론을 이용해 방제작업을 하면서 한국의 우수한 유기질 비료나 농약을 함께 판매해 현지 농업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필자는 2016년 드론사업에 뛰어들어 드론월드를 창업했다. 드론 국가자격증 교육, 드론 제조사업등을 하면서 해외방제사업에 뜻을 둔 후 지난해 10월 캄보디아 현지에 드론사업 법인 DIA를 설립했다.

4차산업혁명기술로 주목받는 드론으로, 국민소득 2000달러가 채 안 되는 캄보디아에 진출한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표시했다. “캄보디아는 인건비도 싼 데, 과연 비싼 드론으로 농약을 칠까?”

어떤 사업이든 글로벌 단위로 해야

지난해 10월 시작한 캄보디아 현지 드론방제사업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현재 바탐방 지역의 농경지 200ha(약 60만평)에서 진행 중인 드론방제는 연말까지 1000ha(300만평)로 늘어날 예정이다. 10월 초 현지에서 이모작이 시작될 때 우리가 방제할 농경지가 그만큼 확보됐다. 드론방제에 대한 캄보디아 현지인들의 요구는 계속 커지고 있어 9월부터는 프놈펜에서 드론방제에 대한 교육도 시행하기로 했다. 캄보디아의 직업 교육기관에서 진행할 예정인데, 캄보디아 농업현장에 맞는 드론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가 만든 드론항공방제에 대한 교재는 현재 캄보디아어로 번역 중이다. 교육을 이수한 현지인 중에는 드론방제 사업이나 비료ㆍ농약 판매업에 뛰어드는 사람도 나올 것인데 교육을 통해 캄보디아에 드론 생태계를 조성하는 셈이다.

DIA는 내년엔 베트남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현지에 드론 교육원을 설립하고, 교육생을 배출하며 방제사업을 진행한다. 캄보디아 경험을 인근 국가로 확장하는 것인데 한국 드론기업이 동남아 방제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일구고 있다.

사업을 하며 느낀 것은 명료하다. 어떤 사업이건 이제는 글로벌 단위로 가야한다. 한국은 성장이 정체돼 있지만 해외시장은 다르다. 특히 연 성장률이 7% 이상인 개발도상국의 경우 우리 한국인이 성공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

남이 하지 않고 있지만 미래성장 가능성이 있는 분야를 집중 공략하면 큰 사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빨리, 과감하게 진출해서 시장을 선점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받을 수 있는 대가도 크다.

드론은 다수 개도국에서 아직 사용되지 않고 있어 잘 준비하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드론을 이용한 방제작업은 효과가 좋은 데다 사람이 할 때보다 50~60배 이상 빠르고, 원거리에서 조종하니 농약방제에 따른 사람 피해도 없앨 수 있다.

동남아에서도 가장 낙후한 편이라 평가받는 캄보디아를 선택한 이유는 시장 친화적인 분위기 때문이다. 캄보디아는 성실한 국민성에 높은 교육열을 갖고 있는데다, 본격적인 경제 성장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다. 인건비가 싸니 비싼 드론보다 사람을 쓸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캄보디아인에게도 농약방제는 힘들고 고통스러운 작업이다.

섭씨 35도가 넘는 무더위에서 농약을 치는 일을 즐기는 사람은 없다. 편하게 작업하고 효율도 높다면 그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캄보디아 농업현장에서 점증하는 드론 방제 수요를 보면서 드론방제가 세계 농업계의 새로운 글로벌 트렌드가 될 수 있음을 확신했다.

해외 드론방제, 개선하고 조심해야할 것도 많아

하지만 앞으로 개선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할 부분도 적지 않다. 우선, 한국과 달리 사회, 경제 시스템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보니 여러 가지 뜻밖의 변수에 직면한다. 세금 유통 판매 통관 허가등에서 전혀 생각지 못한 일을 겪을 수 있다. 가격도 문제다. 캄보디아를 포함한 개도국의 경제 수준을 볼 때 드론 가격은 아직 비싼 편이다. 가격을 낮추려면 현지에 드론 제조업체를 세워 제품 단가를 낮추고(제조를 위한 부품수입시 관세없음) 성능 좋고 튼튼한 드론을 개발·보급해야 한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간의 해외방제 경험을 통해 필자는 드론방제가 이제는 전 세계적인 글로벌 트렌드가 될 수 있음을 확신할 수 있다. 국산 배터리 모터와 같은 우수 제품들이 한국형 드론에 실려 세계 농업현장을 누비는 꿈을 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