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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기고]

농업의 디지털 혁신과 미생물의 과학적 활용

등록 : 2019-08-09 13:07:44

김경규 농촌진흥청장

과학기술은 보다 나은 내일의 농업을 여는 핵심 열쇠이다. 1960년~1970년대 국가 경제발전의 걸림돌이었던 식량부족 문제는 자포니카 품종과 인디카 품종의 교배로 만든 통일벼를 통해 해결했다. 녹색혁명이라 불리고 있다.1980년대는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환경제어 기술을 개발하여 4계절 채소와 과채류를 먹게 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을 높였다. 백색혁명이라 일컫는다. 1990년대 농산물 수입개방 확대에 대응하여 적극 추진했던 기계화, 생력화, 규격화는 농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2000년대 들어 농업은 새로운 작물의 육종과 재배 자동화, 병해충의 친환경 방제기술 개발 등을 통해 성장산업으로 발전해 왔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데이터로 축적된 농업기술과 ICT를 융복합하여 농업의 디지털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 된 것이다. 디지털 농업은 기후변화, 영세한 농지규모, 농업인의 고령화 등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농업의 시대를 열 것이다.

디지털 제어기술을 도입한 시설재배 농가들을 분석해보니 토마토의 경우 일반 농가에 비해 수량과 소득이 각각 45%와 13% 높았다. 참외 농가는 소득이 22% 증가했다. 디지털 제어시스템을 갖춘 온실 면적은 2018년 4900ha에 이르렀고, 2022년까지 7000ha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축산은 1425농가로 2017년 790호에 비해 배 가까이 늘었다.

기후변화 극복할 디지털농업

농촌진흥청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시설관리 자동화와 농작업 로봇화 기술을 지속 개발하고 표준화해 나갈 계획이다. 주요작물 작황과 수확량을 드론과 위성을 활용해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농업의 디지털 혁신과정에서 농산업의 전·후방 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산업체의 참여를 적극 유도할 예정이다.

농업혁신은 작물생산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미생물이 그중 하나다. 기존의 발효식품, 생물농약 등에만 활용되던 미생물이 최근에는 문제 병해충, 기후변화, 환경오염 등을 해결할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요즘 과수농가에 큰 피해를 주고 있는 과수화상병의 원인은 세균이다. 현재 이 세균을 잡아먹는 바이러스, 소위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한 친환경 방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새로운 육종기술로 부각되고 있는 유전자 편집기술인 CRISPR/Cas9도 미생물의 면역체계에서 유래한 것이다.

농촌진흥청에서는 2000년 이후 산학연 공동의 ‘바이오그린21사업’과 ‘포스트게놈다부처유전체사업’ 등으로 분석한 방대한 양의 미생물 유전정보를 디지털플랫폼인 NABIC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앞으로 축적된 정보를 기반으로 미생물의 과학적 이용과 관리에 관한 연구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우선 전국 농경지와 축산, 발효식품 등의 미생물을 분석하고, 디지털화된 정보를 국내 연구자들과 공유하여 활용성을 높이는 등 국내 미생물 연구의 생태계를 조성할 예정이다.

농업환경·질병 등 미생물 활용분야 확대

미생물 활용분야도 확대할 계획이다. 장류나 주류와 같은 전통 발효식품 뿐만 아니라 농약과 폐플라스틱 분해, 축산악취나 온실가스 배출도 저감할 수 있는 미생물 연구에도 연구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구제역, 과수화상병 등 동식물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세균을 제어할 수 있는 연구에도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 병원성 미생물을 연구할 수 있는 특수밀폐 연구시설 건립도 추진 중이다. 미생물은 작지만 매우 강한 거인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오늘날 토지의 중요성은 감소하고 있다. 과학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은 싸우지 않고도 국가의 부를 끌어올릴 수 있다” 적대국으로 둘러싸인 중동의 작은 나라 이스라엘을 세계 최고의 혁신국가로 이끈 시몬 페레스가 한 말이다. 상대적으로 작은 국토와 적은 국민으로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해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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