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력진압시

미중 협상 파국

아시아 ‘통화불안’

날로 격화되고 있는 홍콩 시위가 아시아 경제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떠올랐다. 특히 중국이 무력진압에 나설 경우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중 무역협상이 장기간 표류 또는 중단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홍콩 사태 악화는 중국 경제는 물론 아시아 전체 경제의 하강 압력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아시아 통화의 환율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홍콩 금융시장은 아시아 금융시장의 허브 성격을 가지고 있어 홍콩 사태로 홍콩달러 가치 급락 등 경제불안이 확산될 경우 금융불안 리스크가 아시아 전체 금융시장으로 확산될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13일 하이투자증권은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촉발된 홍콩 사태가 진정되지 못하면서 중국정부의 무력개입 가능성이 언급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변하고 있다”며 “홍콩 시위가 경제 우려를 심화시킬 수 있는 ‘블랙 스완’(흑고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블랙 스완은 발생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세상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사건을 뜻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중국정부가 홍콩 시위 무력 진압에 나서면 미국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되면서 무역 협상도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미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지정으로 악화된 양국 관계가 홍콩 사태로 최악의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3원 오른 1219.5원에 개장했다. 오전 9시 18분 현재 전일보다 1.7원 오른 달러당 1217.9원을 나타냈다. 9월 미중 고위급 무역 회담이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는 데다 홍콩 리스크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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