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개편 신호탄 쐈지만 총선까지 험난한 앞길

민주평화당의 분당을 시작으로 여야 각 당의 내년 총선 경쟁도 서막이 올랐다. 본격적인 정계개편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합종연횡을 위한 정치권 움직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정의당을 빼고 민주당에 맞서야 하는 범보수 연합군의 정당 지지도를 모두 합쳐봐야 25%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느긋한 민주당에 맞선 애타는 정계개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지난 8월 2주차 한국갤럽의 정당지지도는 민주당 41%, 한국당 18%, 정의당 8%, 바른미래당 6%였다. 분당 직전의 민주평화당과 우리공화당은 각각 1%였다.

한국당은 황교안 대표 취임 직전 지지율로 되돌아왔다. 황 대표 체제 이후 최저치인 18%를 차지했다. 최고점이던 지난 5월 2주차 25%를 찍은 이후는 계속해서 하락 추세다.

반면 민주당의 정당지지율은 41%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한국당은 바른미래당 6%와 우리공화당 1%를 합쳐야 25%다. 민주평화당에서 갈라진 가칭 대안정치연대의 지지율이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당장은 흐름이 크게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범보수는 확장성에도 난관이 예상된다.

무당층 비율은 26%로 최근 황 대표가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 5월 2주차 조사때와 똑같았다. 평균 수치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1년간 무당층은 평균적으로 25%에서 26% 사이를 움직이고 있다. 보수 지지층이 무당층으로 잠깐 옮겨탄 것도 아니라는 이야기다. 무당층을 결국에 어느 한쪽이 먹을 가능성도 작다. 무당층이 줄어들더라도 결국은 정당 지지율 대로 흩어질 가능성 때문이다.

범보수의 가장 큰 지지기반인 60대 이상의 지지율에서도 이상 기류가 나타난다. 지난 20대 총선 직전 60대 이상은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에 63%의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현재는 한국당 31%로 민주당 27%와 4%포인트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바른미래당 4%와 우리공화당 2%를 합쳐도 37%에 불과하다. 심지어 60대 이상이 민주당에 더 지지를 보내는 경우도 여럿 나타난다.

민주당 역시 가장 큰 지지세력인 20~40세대에 있어 지지율 변화 추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문재인 대통령 취임이후 꾸준히 40% 후반대에서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호남신당과 보수통합 만으로는 현재의 구도를 재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보수통합이 되더라도 안철수·유승민 변수, 태극기, 박근혜 전 대통령 입장 등의 지뢰들이 널려 있어 시너지는 없이 상처뿐인 재편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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