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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안철수현상' 없는 안철수 정계복귀 시계제로

기대·역할·세력 '3무' … '측근 조바심에 또 무리수?'

'멍석 깔아주면 …' 여전 … "스스로 존재감 보여줘야"

등록 : 2019-08-14 12:24:21

독일에 간 지 1년 가까이 되는 안철수 전 대표가 추석께 들어온다는 얘기는 안철수 측근의 부인으로 쏙 들어갔다.

그렇다면 언제 안 전 대표의 정계복귀가 가능할까. 예측불가다.

안 전 대표쪽에서 제시한 귀국의 전제조건은 두 가지다. 귀국은 곧 정계복귀로 인식된다.

"야당을 바꿔야 정권이 바뀝니다"│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4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32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손 대표 뒤에 ‘야당을 바꿔야 정권이 바뀝니다’는 글이 적혀 있다. 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첫 번째는 바른미래당의 리더십 정리다. 손학규 당대표의 사퇴를 의미한다.

국회의원중 안 전 대표의 유일한 측근이면서 국내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는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달 라디오 인터뷰에서 '9월 귀국설'을 "근거없는 이야기", "낭설"이라고 일축하면서 귀국 전제조건에 대해 "일단 당의 리더십 문제 정리돼야 된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국민의 부름이다. 원외에서 안 전 대표와 거의 유일하게 연락을 주고받는 김도식 전 비서실장이 제시했다. 그는 "본인의 쓰임새가 있어서 국민들의 부름이 있어야 올 수 있다"면서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민들께서 어떤 작은 역할이라도 부여했을 때 소명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은 변치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과 김 전 실장이 안 전 대표의 복심이라는 점과 최근 제3지대 정계개편을 놓고 안 전 대표의 복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점이라는 점에서 두 가지 전제조건은 사실상 안 전 대표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이 두 조건은 모두 '멍석을 깔아주면 들어오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게 해석된다. 손 대표를 물러나게 하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면 그 때 들어와서 독일에서 1년동안 이뤄낸 '성찰과 채움의 시간'의 결과물들을 펼쳐 보이겠다는 얘기다.

안 전 대표에게 건네줄 멍석뿐만 아니라 멍석을 깔아줄 사람은 아직 보이지 않고 앞으로도 쉽게 나타날 것 같지 않다. 안 전 대표에겐 이제 '안철수 현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두 차례의 대통령선거와 서울시장 선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과정에서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기대'인 '안철수 현상'은 사라졌다.

2012년 정치입문 당시 불었던 바람은 지나갔다. 철학이 빈곤한 정치환경 속에서도 안 전 대표를 찾지 않는다. 맡길 역할도 없다. 힘을 실어줄 세력도 없다. 바른미래당에 남아있는 소수의 '안철수계'마저 자신의 이름과 안 전 대표의 이름을 연결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안 전 대표에겐 요원하기만 한 '국민들의 호출'을 기다릴 것이냐, 준비가 됐을 때 '존재감'을 드러내는 승부수를 던질 것이냐는 선택이 남았다. 김 전 실장은 "대한민국의 미래에 일조할 수 있는 본인의 노력을 다하겠노라고 했다. 그리고 그 끝이 어떤 것일지 본인도 알 수 없다는 장고의 길에 나서는 결연함을 보여주었다"면서 "대한민국이 당면한 시대적 난제를 앞서 들여다보고 그 해결의 실마리를 얻어서 대한민국의 미래성장에 일조할 수 있도록 그의 활동을 격려해 달라"고 했다. "(국민이 부르더라도) 본인의 그 국민적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준비 또한 되어 있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안 전 대표의 장고의 시간은 또다시 측근들의 조바심이 무리수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선에 실패한 직후 당대표로 전면에 나서고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해 많은 비판에 직면한 것도 측근들의 조바심 탓이라는 지적이 많다.

바른미래당 안철수계 모 인사는 "안철수계 내부에서는 9월, 연내, 내년총선이후 등 복귀시점을 놓고 다양한 얘기도 나오고 창당 얘기도 나온다"면서 "중요한 것은 국민이 부르지 않고 역할도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안 전 대표가 과거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면 안 전 대표가 준비됐을 때 승부시점을 선택해 승부수를 던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그런 점에서 볼 때 복귀시점은 상당히 미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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