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도봉·서대문, 권역별작은도서관도 200개 확충

인구 1000만 도시에 시립도서관 하나.

서울시가 시민을 위한 정보·문화의 산실인 도서관 확충에 나섰다. 시는 총 3100억원(부지비용 포함) 예산을 투입해 서남권 2곳(강서·관악), 동북권(도봉)·동남권(송파)·서북권(서대문) 등에 권역별 시립도서관을 건립한다고 13일 밝혔다.

서울시가 5개 권역별도 주제가 특화된 전문도서관을 세운다. 자료:서울시


국내 도서관 인프라는 주요 OECD 국가에 비하면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서울의 공공도서관 1곳당 이용 인구는 5만6449명으로 미국의 1.6배, 영국의 4배 수준이다. 특히 서울 서남·서북권, 동북권은 서울시 평균보다 높아 지역 편차도 심한 실정이다. 서울에는 모두 1178개 도서관이 있다. 단순 숫자로 보면 적은 수는 아니다. 하지만 서울도서관이나 국립중앙도서관 등 도심에 있는 주요 도서관을 제외하면 대다수는 소규모 도서관이다. 작은 규모 때문에 집에서 가까운 도서관에서는 전문서적을 구하기 어렵고 강의나 교육 프로그램도 부족하다.

시가 시립도서관 확충에 나선 것은 이때문이다. 지역별 정보·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고른 발전을 이끌어내려면 규모있는 도서관 건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도서관 발전 5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했고 건립 부지 확보 등에 주력했다.

옛 서울시청 건물인 서울도서관이 본관이라면 새로 지어질 5개 권역별 시립도서관은 분관에 해당한다. 새로 건립될 시립도서관은 단순히 책만 보는 곳이 아니다. 책을 매개로 지역주민들이 만나고 토론하고 전시·공연을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이면서 창작·연구공간, 주민 사랑방 기능을 하는 신개념 도서관으로 기획했다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각 도서관은 지역 특성과 수요를 반영해 주제가 특화된 전문도서관으로 만들어진다. 서울식물원을 비롯, 다수의 근린·생태공원이 있는 서남권에는 체험·교육 중심의 '과학·환경 도서관'이 조성된다. 디지털미디어 관련 기업과 주요 방송사가 밀집한 서북권에는 디지털·미디어 도서관이 들어선다. 대학이 많이 몰려있는 동북권은 '평생학습 중심 도서관'이 세워진다.

시립도서관 분관 건립과 함께 작은 도서관 확충에도 나선다. 구립도서관 66개를 추가로 건립한다. 현재 1005개인 작은 도서관은 1200개까지 늘린다. 2025년까지 계획이 완성되면 서울의 도서관 수는 현재 1178개에서 1444개(교육청 도서관 20개 포함)로 늘어난다. 시는 이를 통해 더욱 촘촘한 도서관 네트워크를 구축, 모든 시민들이 집에서 걸어서 10분 이내 거리에서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권역별 분관 건립에 맞춰 도서관 서비스도 새로워진다. 하나의 앱으로 시립·구립·교육청 도서관 자료를 모두 검색·대출하는 '모바일 도서관' 서비스를 새롭게 시작하고 25개 자치구별 1개 공공도서관을 '정보취약계층 지원센터'로 운영하는 등 도서관 이용 문턱을 낮추고 연령대별 맞춤 프로그램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도서관과 권역별 시립도서관으로 연결되는 공공도서관 네트워크를 촘촘하게 완성해 서울 어디서나,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든 세대가 책과 토론을 통해 정보를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시민문화 활동의 장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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