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통상마찰, 공유경제 등

세계자동차 시장 ‘수요절벽’

세계 자동차시장이 저성장 장기화와 미국-중국의 통상마찰, 자율주행·공유경제 확대 등 유례없는 변혁기를 맞고 있다.

변혁의 기로에서 올 상반기 세계 자동차시장은 수요절벽에 부딪혔다. 당초 전망치보다 큰 폭으로 수요가 감소했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하락세다.

한국에서도 신규 자동차등록(신차 판매)이 크게 줄었다. 20대는 물론 30~40대 연령층의 감소폭이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이런 현상에 대해 피크카(Peak Car) 시대가 예상보다 빨리 도래할 것이란 전망과 경기둔화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공존하고 있다. 피크카는 석유생산의 정점을 가리키는 피크오일(Peak Oil)에서 따온 말로, 자동차 생산과 소비가 정점을 찍었다는 의미다.

1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 주요시장의 승용차 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5.6% 감소한 3117만대에 그쳤다. 브라질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판매가 줄었다.

최대시장인 중국과 인도는 각각 11.0%, 10.3% 등 두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선진시장인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도 각각 1.9%, 3.1%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한국에서는 올 상반기 신규 등록이 전년대비 4.3% 감소한 88만9588대(상용차 포함)로 집계됐다. 특히 연령별 신규 등록 현황을 보면 향후 시장상황이 예견된다.

수요 감소세가 뚜렷한 20대 이하는 올 상반기 전년대비 15.5% 감소율을 보였고, 30대와 40대 신차구매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30대는 17.3%, 40대는 10.6% 각각 감소했다.

김준규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이사는 “취업난과 경기부진에 따른 가처분소득 감소, 공유차 증가 등 자동차 이용방식의 다양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여기에 40대 이하 인구의 점진적인 감소로 가장 활발한 구매층이던 30~40대의 자동차 수요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정무영 쌍용차 상무는 “공신력있는 10여개 글로벌 자동차연구소들의 전망치가 모두 다를 정도로 현재 자동차시장은 변혁기”라며 “내연기관차가 언제까지 우위를 점할지, 친환경차 중에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수소차 중 누가 주도권을 잡을지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전기차의 증가세가 지속될수록 공유차량서비스는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기차에는 내연기관이 없고 자율주행기능이 확대되다보니 사용효율성이 배가되고, 이는 공유차 확대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G2(미국·중국) 시장에서 승용차 수요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공유차량으로 대체되며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8년 중국에서는 공유차 비중이 전체 이동교통수단의 19%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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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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