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에 불경기 공포가 확산되며 초비상이 걸렸다. 한국과 싱가포르, 독일과 영국 등 주요 경제국 9개국이 경기침체(Recession) 위기에 빠졌다는 경보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언론들이 연일 지구촌의 동시 불경기 조짐으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경기침체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한국과 싱가포르, 독일과 영국 등 9개 주요 경제국들이 이미 올 들어 한분기씩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미국 경제 분석가와 언론이 2019년에서 2020년 사이에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경제 사이클로도 최장 확장기가 끝나고 둔화에 접어들 수밖에 없는 데다가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을 끝내기는커녕 전면전으로 확전시킬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9개 주요 경제국이 불경기 문턱까지 내몰린 주된 이유는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수출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확전되면 지구촌에서 올 하반기와 내년 중에 경기침체 도미노가 현실화되면 미국과 중국의 경제도 흔들리게 만들어 지구촌 전체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치적으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도력 위기를 맞게 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년 11월 3일 실시되는 2020년 대선에서 백악관 수성이 어려워지는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한국, 독일 등 9개 주요국 불경기 조짐 = 한국과 싱가포르, 독일과 영국 등 9개 주요 경제국들이 동시에 경기침체에 빠질 조짐을 보여 미국과 중국 경제까지 흔들리게 하고 있다.

2분기 연속, 즉 6개월간 마이너스 성장이면 경기침체로 판정 받는데 한국과 싱가포르, 독일과 영국 등은 이미 올 들어 1분기씩 경기후퇴를 겪고 있으며 미중 무역전쟁으로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연일 지구촌 불경기 위험을 경고하고 있는 워싱턴포스트는 경기침체가 다가오고 있는데 언제, 얼마나 심각할지가 관건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2019~2020년 경기침체가 왜 엄습하고 있는지를 분석 보도했다.

특히 워싱턴포스트와 블룸버그통신은 한국과 싱가포르, 독일과 영국 등 9개국은 올 들어 이미 1분기씩 마이너스 성장, 경기후퇴를 겪었으며 무역전쟁중인 미국과 중국까지 흔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권역별은 물론 지구촌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9개 주요 경제국들이 올 들어 1분기씩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앞날도 어두워 불경기 도미노가 극히 우려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지적하고 있다.

◆수출 의존국 한국과 싱가포르 불경기 위기 = 미중 무역전쟁 등 여파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국가들은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중국과 무역전쟁 중인 미국은 경제전체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13%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반면에 아시아 지역 경제를 주도해온 한국과 싱가포르 등은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아 미중 무역전쟁에 직격탄을 맞아 수출이 급감하고 마이너스 성장으로 경기 침체 위기에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워싱턴포스트가 전한 내용을 보면 한국의 경우 올 1분기(1~3월)에는 마이너스 0.4% 성장률을 기록해 경기후퇴로 출발했다. 2분기에 1.1% 플러스 성장으로 급반등해 불경기 위험을 피해갔으나 미중 무역전쟁에 한일 경제전쟁까지 겹치며 최근 전자 제품은 20%, 반도체는 30% 이상 수출이 급감하는 바람에 불경기에 빠질 위험은 높은 것으로 경고된다.

싱가포르는 올 1분기에는 3%나 플러스 성장했다가 2분기에는 마이너스 3.3%로 급격히 후퇴해 불경기 문턱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싱가포르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무역으로 가장 큰 수혜를 누리다가 이제는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독일, 영국 등 '유럽 불경기 우려' = 유럽경제를 이끌고 있는 독일과 영국, 이탈리아가 동시에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탈리아는 이미 지난해에 경기침체에 빠졌다는 평을 듣고 있고 독일과 영국은 비슷하게 불경기 문턱에 와 있다는 경고를 받고 있다. 독일은 올 1분기 0.4% 저성장에 그치더니 2분기에는 마이너스 0.1%를 기록해 불경기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영국도 같은 추세인데 올 1분기 0.5% 성장으로 비틀대더니 2분기에는 마이너스 0.2% 경기후퇴를 기록했다.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면 판정받는 불경기에 근접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탈리아는 독일 수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독일 성장이 냉각되면서 수출이 급감하고 정치 불안도 겹치는 바람에 지난해에 경기침체에 빠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유럽 경제를 이끌고 있는 러시아는 유가급락과 국제사회의 제재 여파로 올 상반기 성장률이 0.7%에 그치면서 불경기 조짐에 시달리고 있으며 올 연말에는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를 받고 있다.

◆미국경제 '아직 괜찮지만 곧 찬바람' = 미국경제는 경제지표만 보면 아직 건실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불경기 우려가 자주 불식 되고는 한다. 호시절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며 곧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거나 생각보다 빨리 얼어붙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미국경제의 70%나 차지하고 있는 소비지출이 아직 강세를 보여 불경기에 빠질 위험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낮은 편으로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인 소비지출을 보여주는 소매매출은 7월에 전달보다 0.7% 증가했다. 이는 지난 3월 1.8%나 급증했던 이래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이어서 불경기 우려를 잠재웠다.

미국경제의 2/3나 차지하고 있는 소비지출이 지갑을 열고 있는 미국인들 덕분에 강세를 유지하고 있어 불경기에 빠질 위험을 낮추고 있다. 소비지출과 직결되는 고용은 7월 실업률이 3.7%로 반세기만의 최저치를 그대로 유지하고 한 달에 16만4000개 일자리를 늘려 선방한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확전까지 우려되면서 중국산 수입품 가격급등이 현실화되고 있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게 되고 경제성장까지 냉각될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2019~2020년 사이에 미국경제가 불경기에 빠질 것으로 보는 경제 분석가들은 아직 35%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지구촌 곳곳에서 악재들만 나오고 있어 불경기 위험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이 내년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3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불경기로 트럼프 낙선 위기 오나 = 현재 추세가 지속돼 미국 경제가 2020년에 불경기에 빠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수명도 재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1월 3일 실시되는 2020년 대선에서 낙선해 재선에 실패하고 백악관을 나와야 할지 모른다는 경고를 받고 있다.

리얼클리어 폴리틱스가 7월25일부터 8월15일까지의 각 여론 조사 결과를 종합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43%이고 불신은 53.5%나 된다. 이에 비해 트럼프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53%, 불신은 41%로 역전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까지는 그나마 경제호조 덕분에 40%대 중반의 지지율을 지탱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 보루로 보이는 경제 성적이 내년 11월 대선이 다가올수록 낙제점으로 뒤바뀔 경우 낙선위험이 그만큼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경제가 위기에 빠지면 그의 경제 정책과 무역전쟁에서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많은 것으로 인식될게 분명하다. 그러면 4년 전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격전지 표밭을 상실해 백악관 수성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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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동시 경기침체’ 공포 확산

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