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지소미아' 연장시한 앞두고 외교장관 회담

20일 한미연합훈련 종료 … 북미협상 개시되나

인사청문회 일정 윤곽 … 조국 의혹 해명될까

한일 경제갈등, 북한의 미사일도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8.9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 문재인정부가 풀어야할 안팎의 난제들이 쌓이고 있다. 말 그대로 하나같이 어려운 문제들이다. 이번주 정부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외교적 대화 제의에 답 내놓을까 = 일본이 반도체 핵심소재 등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에 이어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면서 최고조에 달했던 한일 경제갈등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며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박병석 '한일관계, 출구전략은 무엇인가?' |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왼쪽 세번째)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반도평화번영포럼, 고려대 동아시아화해협력센터 주최 '극단을 향하는 한일관계, 출구전략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문 대통령은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며 외교적 해결 의지를 밝혔다. 일본 수출규제조치의 근본원인이라 할 수 있는 강제징용이나 위안부 문제에 대해선 아예 언급하지 않았고, 일본 경제도발에 대한 비판 수위도 대폭 낮췄다. 그만큼 외교적 대화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당장 대화를 통한 해법이 마련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보인 반응은 "국제법 위반 상황을 시정할 리더십을 취해주길 바란다"는 것이었다. 외교당국자가 상대국 국가원수에게 어떤 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로 국제관계 예법에 어긋나는 일이다. 외교부는 "일국의 고위 외교당국자가 상대국 국가원수를 거론해 어떤 조치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국제관계에서 부적합하다"며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런 가운데 20~22일 중국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가 열려 관심을 모은다.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고노 일본 외무상이 참석한다. 3국 외교장관 회의는 21일 개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전후해 한일, 한중, 중일 등 양자회담도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높다.

앞서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은 이달 초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을 계기로도 양자회담을 가졌으나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난 바 있다.

하지만 치킨게임 양상의 강대강 대치가 한일 양국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외교적 해법 마련을 위한 단초가 마련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일 외교장관 회담의 결과는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 문제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지소미아 연장 여부 결정시한은 24일까지다. 지소미아는 한일 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이해도 걸려 있어 연장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일본이 계속해서 강경모드로 나온다면 한국 정부도 지소미아를 연장할 명분이 줄어들게 된다. 지소미아가 파기되면 한일관계는 더욱 냉랭해질 수밖에 없다.

◆북 미사일 발사 언제까지 = 북한이 연이어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도발하고 있는 것도 정부의 고민거리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가동된 이후 북한은 지난해 단 한 차례도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았으나 올들어 벌써 8번이나 미사일 실험을 감행했다. 6월 판문점에서의 남북미 정상회동 이후에만도 6번이나 미사일을 쏘아올렸다.

북한의 도를 넘은 대남비방도 정부를 곤혹스럽게 한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광복절 다음날 담화를 발표해 문 대통령의 경축사를 비판하며 "남조선 당국자들과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을 향해 '보기 드물게 뻔뻔스러운 사람'이라고 하는 등 막말을 쏟아냈다.

정부는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가 핵 폐기를 앞두고 재래식 무기의 비대칭성을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본격적인 북미간 협상에 대비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미사일 도발의 명분으로 삼았던 만큼 훈련 종료 후 북의 태도변화가 주목된다. 한미연합훈련은 20일 종료된다.

일각에서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간 실무협상이 급진전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실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면서 "(김 위원장이) 한미연합훈련이 끝나는대로 협상을 재개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훈련 종료에 맞춰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방한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외교부는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0~22일 방한 예정인 비건 대표와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갖는다"며 "북미 실무협상의 조속한 재개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의 실질적 진전으로 이어지기 위한 양국간 협력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미방위비 분담금 협상 조만간 개시 = 조만간 개시될 한미방위비 분담금 협상도 정부의 골칫거리다. 이와 관련 올 3월 서명한 '제10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 당시 양측 수석대표였던 장원삼 외교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와 티모시 베츠 미국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가 20일 회동하기로 해 주목된다. 이번 회동에서는 이르면 9월 시작될 11차 방위비분담금 협상의 구체적인 일정과 회의방식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미는 올해 한국이 부담해야 할 주한미군 주둔비를 전년보다 8.2% 인상한 1조389억원으로 합의한 바 있다. 이 합의의 유효기간은 1년으로 내년 한국이 부담할 주한미군 분담금을 정하기 위해 새 협상을 조만간 시작해야 한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올리기로 했다고 하는 등 강하게 압박하고 있어 한국 정부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국내 현안 중에선 8.9개각에서 지명된 장관 및 정부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7명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문재인정부의 향후 국정동력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여야는 이번 주중 7명의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일정을 확정한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공세에 집중하는 가운데 '사노맹' 문제에 이어 사모펀드 가입문제와 위장전입 등 조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제기가 더해지고 있다.

청문과정에서 일부 후보자가 낙마하게 되면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동력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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