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게임 형식 열흘간 진행

전작권 운용 능력 검증

북, F-35A 반발 가능성도

대규모 병력이나 장비의 실기동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워게임) 형식으로 진행된 후반기 한미연합지휘소 훈련이 오늘(20일) 마무리된다. 북한은 이번 훈련에 대해 강력하게 비난하며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잇단 군사행동을 취했지만 정작 남한에서는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조용하게 진행된 연합훈련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미 양측이 밝혔듯이 이번 훈련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행사할 수 있는 핵심 군사 능력을 갖췄는지를 평가하는 기본운용능력(IOC)을 검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사상 처음으로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미군 대장이 부사령관을 맡아 훈련을 진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병혁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대장)이 사령관을 맡아 주한미군을 비롯한 전체 군을 지휘하고,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대장)이 부사령관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국방당국은 지난 2014년 열린 제46차 안보협의회의(SCM)를 통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원칙에 합의한 바 있다. 그 조건으로 △한미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한국군의 핵심군사 능력 확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국군의 초기 필수대응 능력 구비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지역 안보 환경 등이었다. 이번 훈련을 통해 한국군의 실질적인 준비정도에 대한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훈련에 대한 검증 결과는 오는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군사위원회(MCM)와 안보협의회의(SCM)에 각각 보고될 예정이다. 이날 훈련을 끝으로 올해 예정된 주요 한미훈련은 사실상 종료된다. 그동안 한미 국방당국은 한반도 평화와 북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키리졸브'(KR), '독수리훈련'(FE),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 대규모 연합훈련 폐지를 선언한 바 있다. 대신 전반기에 '동맹 19-1', 후반기에 '연합지휘소훈련'으로 규모가 대폭 축소된 대체훈련을 실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이번 훈련을 "우리를 해칠 칼을 가는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이달 들어서면 모두 네 차례의 단거리 탄도미사일(북한 신형 방사포 주장 2발 포함) 시험발사 등 군사행동을 감행했다.

북한이 강하게 비난했던 한미훈련이 종료되는 만큼 북한의 추가도발도 멈추고 대화국면으로 전환될 있을지 주목된다. 마침 훈련 종료시점에 북미 비핵화 협상의 실무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사흘 일정으로 방한해 북미간 실무협상이 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긴장수위는 한 풀 꺾이는 분위기이지만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주 우리 공군에 추가로 인도될 예정인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F-35A 4대는 그동안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하며 우리를 비난하는 소재가 됐다.

군 관계자는 "연합훈련이 끝난다고 해서 곧바로 북한이 도발을 멈출 것 같지는 않다"면서 "추가 무력시위를 염두에 두고 대비 태세를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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