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37.09%, 순이익 42.95% 줄어 들어

코스피 4곳 중 1곳, 코스닥 3곳 중 1곳 적자

반도체기업 실적 악화로 수익감소폭 더 커져

세계경기침체 영향 … 부진한 실적 지속 전망

올해 상반기 코스피 기업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반토막 났다. 매출액은 전년과 비슷한 가운데 수익성은 절반가량 줄어든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 격화, 세계 교역량 축소 등 경기둔화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높은 영업이익을 거두었던 반도체 업종의 실적저하로 수익성 감소폭은 더 커졌다. 이런 가운데 일본과의 교역 갈등 문제까지 겹치고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하반기 전망은 더 우울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2분기 실적 부진 추세 더 뚜렷 =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중 금융업 등을 제외한 574개사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상반기 매출액은 988조24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0.83%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55조581억원으로 37.09% 줄었고 순이익은 37조4879억원으로 42.95%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5.57%, 순이익률은 3.79%로 각각 3.36%p, 2.91%p 떨어졌다.


다만 매출액 비중이 10.98%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매출액은 879조4897억원으로 2.17% 증가한다. 그러나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각각 42조2277억원, 27조263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5.92%, 36.5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보다 2분기에 실적 부진 추세는 더 뚜렷하다. 2분기 매출액은 503조9955억원으로 1분기보다 4.1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7조1706억원, 16조5809억원으로 1분기보다 2.57%, 20.69% 감소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 및 순이익률은 5.39% 및 3.29%로 직전분기대비 각각 0.37%p, 1.03%p 줄었다.

개별(별도) 재무제표를 낸 679개사의 상반기 매출액은 581조590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3조1628억원, 29조5598억원으로 44.32%, 39.53% 줄었다. 반토막이 난 셈이다.

업종별로 보면 유통업, 운수장비 등 2개 업종은 순이익이 증가한 반면, 의료정밀, 섬유의복, 음식료품 등 13개 업종은 순이익이 감소했다. 또 운수창고업 및 전기가스업은 적자가 지속됐다.

분석 대상 기업 중 442곳(77%)은 당기순이익 흑자를 냈지만 132곳(23%)은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전환 기업이 55곳(9.58%)으로 흑자전환 기업 51곳(8.89%)보다 많았다. 2분기 적자기업은 더 많았다. 연결기준으로 2분기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141개사(24.56%)로 4개 기업 중 1곳은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전환기업은 61개사로 10.63%를 차지했고 적자지속기업은 80개사로 13.94%였다.

◆코스닥 순이익 12.18% 감소 = 코스닥 기업들은 상반기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감소했다.

한국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집계한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909곳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89조5442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9.06%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4조7731억원으로 5.43% 늘었다. 그러나 순이익은 3조179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18% 줄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 및 매출액 순이익률은 각각 0.18%p, 0.86%p 하락했다.

업종별로 보면 IT업종 348곳은 전체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해 매출액은 9.73%증가했다. 하지만 순이익은 3.76% 줄었다.

비 IT업종 561곳은 전체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8.71% 증가했고 순이익은 18.37% 대폭 감소했다.

분석 대상 909개사 중 흑자 기업은 585곳(64.36%)이었고 적자 기업은 324곳(35.64%)이었다.

적자지속기업은 195개사(21.45%), 적자 전환 기업은 129개사(14.19%)로 집계됐다.

◆기업 실적 불확실성이 지속 = 증권가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세계 무역이 위축되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이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반도체 경기 악화에 코스피에서 시가총액 1위와 2위를 자치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55.63%, 88.56% 급감하는 등의 실적 악화를 보이면서 전체 실적이 저하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이들 기업의 실적회복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으며 영업이익 감소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컨센서스 3곳 이상 158개 코스피 상장사의 하반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57조5579억원으로 전년동기(72조8000억원)보다 20.9%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침체 우려 확산에 장기화되는 미중 무역분쟁, 한일 경제 갈등 등으로 실적 추정치는 연일 하향조정되고 있다. 실적 감소폭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 이후 코스피 3분기 영업이익 전망은 5.7% 하락했다"며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3분기 -32.8%, 4분기 +9.5%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연구원은 "하지만 실적 하향조정 움직임과 4분기마다 나타나는 일회성 손실 반영을 고려하면 하반기 예상 이익증가율은 지금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수출 회복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기업 실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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