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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기고]

신선하고 안전한 수산물 공급하는 ‘혁신’

등록 : 2019-08-20 05:00:15

안재문 수협노량진수산(주) 대표이사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수 조건이다. 서울과 수도권 시민들에게 신선하고 안전한 수산물을 공급해 온 노량진수산시장의 역사도 이를 벗어날 수 없다. 1927년 서울역 인근 의주로에서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산시장이자 최고(最古)의 시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소비자의 요구에 응답해 왔기 때문이다.

2016년 3월 새로운 노량진수산시장 개장

혁신을 위한 노력 중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도 있다. 현대화사업은 2004년 농어업·농어촌특별대책위원회에서 수산물도매시장 현대화 추진을 의결하면서 시작됐다. 낡고 악취 등 환경문제로 시달리던 옛 노량진수산시장을 옆으로 이전해 현대화하면서 기존의 수산물 유통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해 수산물 유통문화를 선도하는 시장을 목표로 추진했다. 2009년 7월 시장종사자들과 현대화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시장현대화의 필요성에 대해 사회적 합의도 이끌어냈다.

신선하고 안전한 수산물과 쾌적한 시장환경에 대한 요구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2012년 현대화건물을 착공했고, 2016년 3월 새로운 노량진수산시장을 개장했다. 새 시장이 문을 열면서 수산업 전체의 이익을 높이는 데 공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커졌다.

하지만 일부 상인들이 합의사항들을 무시하고 옛 시장에서 새 시장으로 옮겨 입주하기를 거부하면서 시장현대화 효과는 반감되었다. 수협은 시장 정상화를 위해 입주거부 상인들을 대상으로 50여 차례 협상을 진행했고, 입주기회도 모두 8차례 부여했다. 그리고 이마저도 거부한 상인들에 대해서는 최근 명도집행을 실시하면서 법적조치를 마무리해 시장 정상화 절차가 상당부문 완료됐다. 법을 지키고 있는 사람, 현대화시장으로 옮겨 장사를 하는 상인들이 손해보는 비정상적인 상황도 끝났다.

지난 9일엔 옛 시장에 남아있던 점포들도 모두 폐쇄했고 붕괴위험이 있는 낡은 옛 건물 철거도 곧 진행될 예정이다.

현대화된 노량진수산시장은 새로운 수산물 도매시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옛날의 명성에 안주했더라면 시장 현대화와 관련된 갈등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했기에 수산물도매시장을 선도하는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었다.

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어민은 개별 브랜드화되고 있고 소비자의 요구는 세분화되고 있다. 당일 경매물품을 당일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등 물류흐름도 새롭게 바뀌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은 현대화된 시설을 기반으로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면서 어민과 소비자를 잇는 연결점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산지·생산자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한편 소비자 연령별 구매패턴과 시장 내 이동 동선 등을 분석해 시장운영에 활용할 계획이다.시장은 산지와 소비지라는 공간을 연결하는 역할에서 어민과 소비자의 연결로 한 차원 높은 기능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소비자·어민 연결하는 ‘도심 속 바다’

어민과 소비자 사이의 연결이 강화되면 시장은 수산문화가 소통되는 장으로 발전한다. 소비자는 가격만을 비교하는 가치소비에서 문화와 이야기를 구매하는 감성소비로 변하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은 도시에서 바다를 체험할 수 있는 ‘도심 속 바다’라는 입지와 ‘최고(最古) 수산물도매시장’이라는 장점을 활용해 소비자가 수산업과 수산물에 보다 친숙해질 수 있도록 수도권 내 관광지 연계, 체험형 견학프로그램 제공, 수산물연계 축제실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수도권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은 수산물을 중개하는 단순한 도매시장을 넘어 수산문화를 창출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수산업 전체 이익을 키우는 혁신을 끊임없이 추진하며 수산물 도매시장의 ‘퍼스터 무버’ 역할을 담당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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