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녀 특혜스펙 논란

나경원 딸 부정입시 의혹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입시 특혜 의혹에 대한 야권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조 후보자를 비판하는 야당 정치인 중에서도 조 후보자와 비슷한 의혹을 사는 경우가 있어 정치권 역시 자녀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후보자는 자신의 딸이 고등학교 재학 시절 단국대 의학논문에 1저자로 등재되고 공주대 인턴십에 참여하는 과정 등에서 특혜를 받았으며 이같은 ‘스펙’이 대학입시에 활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석연치 않은 사모펀드 투자, 동생의 위장이혼 등 여러 의혹 중 가장 국민들의 공분을 사는 것도 바로 조 후보자 딸의 입시 특혜 문제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입시문제는 민감한 사안인 까닭이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공격도 조 후보자 딸의 입시 문제에 집중되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21일 당대표·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고등학생 2학년 학생이 단 2주 인턴으로 전문학회지에 실린 의학논문 1저자로 이름을 올린 게 특혜가 아니면 뭐겠느냐”며 “조국 후보 딸을 둘러싼 의혹들은 평범한 학부모나 학생들을 허탈하고 분노케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날 의원총회에서는 “제가 법부무 장관을 지낸 사람”이라며 “조국이라고 하는 사람이 법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됐다는 것 자체가 모독이라 생각한다”고도 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조 후보자 딸에게 입시, 진학 등 모든 기회란 것은 부모가 만들어준 특권의 전리품이었다”며 조 후보자 딸의 특혜 문제를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금 젊은 세대는 분노를 넘어 허탈감에 빠져있고, 부모세대는 본의 아니게 자식 얼굴 보기가 죄스럽다”며 “국민을 상대적 박탈감에 빠뜨리는 좌절바이러스”라고 조 후보자를 몰아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 딸의 부정입학 의혹과 관련해 지금까지 확인된 사안에 대해 고발조치를 하기로 했다”며 검찰고발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나 원내대표 역시 자녀 입시 문제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나 원내대표는 자신의 딸이 지난 2012년 성신여대 현대실용음악학과에 입학하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샀다. 당시 나 원내대표의 딸은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에 지원했는데 응시자 중 학생부 성적이 가장 낮았음에도 월등한 면접점수를 받아 합격했다는 것. 또 나 원내대표의 딸이 면접장에서 자신을 ‘나경원 의원의 딸’이라는 점을 밝혔고, 면접 점수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보도가 나오면서 특혜 시비에 휘말렸다.

황 대표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자신의 아들이 별다른 스펙 없이도 취업에 성공했다고 했다가 오히려 특혜성 ‘스펙’ 의혹을 샀다. 황 대표의 아들과 딸이 각각 고등학생과 중학생이었던 2001년 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점들이 제기됐다. 황 대표의 두 자녀는 ‘장애우와 함께하는 청소년모임(장함모)’ 사이트 활동을 인정받아 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두 자녀가 상을 받은 것은 장함모를 운영한지 불과 4개월여 만으로 수십년간 장애인 활동에 헌신했던 사회인들이 복지부장관상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여권 관계자는 “그동안 ‘금수저’ 중심의 입시제도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어왔다”며 “지금 논란이 되는 조국 수석만 따로 떼어내 비판할 것이 아니라 차제에 입시제도의 문제점을 성찰하고 개선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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