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영 서울 무학여고 교장

우리 인간은 생태계의 한 구성 요소다. 그런 인간의 이기심이 자신들이 속한 생태계를 교란하고 파괴하는 주범이라는 것도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나마 최근 들어 환경 오염의 심각성과 자연환경 보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환경 감수성이 높아지고 있어 다행이다.

학교 교육과정에 환경교육이 포함된 지도 여러 해가 지났다. 하지만 환경교육이 입시와 관련한 과목이 아니라는 이유 등으로 그 중요성에 비해 소홀히 다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범대학에 환경교육과가 있지만 환경교육을 전공한 교사가 환경교과를 지도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독립된 교과체제로 되어 있는데도 다른 전공 교사가 환경 과목을 지도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전공교사도 없는 환경 교과목

지리산에 반달곰을 방사하고 한라산에는 사슴을 방사한 지 오래다. 또 몽골에서 어릴 적 농촌에서 흔히 보던 쇠똥구리를 들여와서 증식시켜 방사하겠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종의 복원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이슈성 사업에 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환경교육이 너무 홀대받는 게 아닌가 싶다.

4대강 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으며 원전과 재생에너지 관련 정책을 놓고도 찬반이 분분하다. 신선식품 온라인 배송과 각종 음식 배달앱 이용이 늘면서 스티로폼 비닐 등 폐기물이 그 양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우리의 삶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논쟁보다는 실질적 대안제시가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 뉴욕에서는 콩고기를 넣은 햄버거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콩고기가 환경오염으로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원할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에 식생활이라도 바꿔보자는 것이다. 뉴욕 시민은 식단을 바꾸는 것으로 지구온난화를 줄일 수 있음을 알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도 서서히 뉴욕의 베어버거처럼 ‘비욘드 미트’와 ‘임파서블 미트’의 패티(햄버거에 넣는 고기 조각)를 사용하는 비건(vegan, 달걀·유제품도 먹지 않는 가장 엄격한 채식주의자)메뉴가 확산될 필요가 있다.

이런 시민의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꾸준한 환경교육이 기본이다. 그런데 교육부가 공개한 2020년도 교원선발 계획을 보자. 전체 유·초·중·고 교원 선발인원은 총 8855명, 이 중 중·고등학생을 가르칠 중등교원은 총 3390명을 선발한다. 그런데 환경교과 교사는 단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 굳이 따지자면 보건, 영양, 상담 등 비교과 교사도 학교현장 수요에 못미치지만 해마다 선발한다. 이런 상황에서 몇년째 환경교사를 단 한명도 선발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환경과목을 가르치는 학교가 적은 현실에서 구성원들이 과목을 선택해도 수업을 할 교사가 없는 것이다.

환경보전이 과거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점인데 학교 환경교육의 현주소는 절망적이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삶의 질을 좌지우지하는 환경에 올바른 가치 부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교사가 필요하다. 청소년들이 얼마나 전문적이고 현실적인 환경교육을 받느냐는 미래의 삶의 환경을 올바르게 결정짓는 데 매우 중요하다.

교육만이 세상을 바꾼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다. 아이들을 중심에 두고 환경정책이 결정돼야 하고 예산 사용도 선후를 따져봐야 할 것이다. 인간에 의한 난개발로 깨진 생태계 평형을 과거 어느 시점 상태로 복원할 것인지도 중요한 문제다. 환경을 있는 그대로 잘 보존해가며 살아갈 수 있도록 2세들을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고 시급하다. 현재 자연환경은 후세들로부터 빌려 쓰는 것이므로 현재도 미래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현실적으로 교사의 수를 조정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우리 삶과 가장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는 환경교사 선발에 관심을 가져야하지 않을까? 환경교육은 어릴 적부터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효과가 높다. 현재도 많은 환경운동가들이 현재와 그리고 미래의 지구를 지키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생활 속에 스며드는 환경교육을 받고 실천하며 자란다면 국민 모두가 환경을 지키는 환경운동가가 되지 않을까 싶다. 교육은 세상을 바꾸는 혁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