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변수로 성장률 전망 낮출 듯

“반도체 수출도 연말까지 감소세”

워싱턴DC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401회째 수요시위 | 워싱턴 정신대문제 대책위원회와 워싱턴 희망나비 소속 한인들이 2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과 일본의 사과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하반기 우리 경제의 전망을 더 어둡게 내다봤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등으로 설비투자와 수출이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다.

지난달 기존 2.5%에서 0.3%p 낮춰 2.2%로 예상했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추가로 낮출 것이라는 관측이다. 기준금리 인하를 둘러싼 한은 내부의 고심도 커질 전망이다.

한은은 22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 앞서 내놓은 현안보고에서 “수출과 설비투자는 글로벌 성장세 둔화와 미중무역 전쟁, 반도체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당분간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 변수에 주목했다. 한은은 “일본의 수출규제는 관세인상 등 가격 규제보다 더 큰 영향을 끼친다”며 “향후 상황이 악화될 경우 소재 및 부품 조달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으로, 반도체 소재와 특수목적용 기계, 정밀화학제품 등의 영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이 일본의 수출규제가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정적인 전망을 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 기재위 업무보고에서 “일본 수출규제를 경제전망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고, 더 악화한다면 우리 경제에 분명히 부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또 반도체 경기 전망에 대해 “부진이 당분간 지속되고, 반도체 수출도 금년 말까지 감소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했다.

한은이 이처럼 하반기 경제에 대해서도 다소 비관적으로 전망하면서 추가적으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낮출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미 골드만삭스(1.9%)와 모건스탠리(1.8%) 등 해외투자은행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낮춰 잡았다.

경제전망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시점도 관심이다. 일각에서는 8월 말 금통위에서 전격적으로 인하할 가능성도 나오지만, 10월 인하에 무게가 실린다. 한은 관계자는 “기준금리를 0%대로 가져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추가적인 인하카드를 조기에 소진할 수 없다”면서 “환율시장과 부동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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