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이재명 '항소심서 유죄' 조국 '청문회서 내상' 안희정 '대법원서 징역형'

야권, 홍준표 "한국당 패션정치" 유승민 "국민 저항권" 원희룡 "정의 무너져"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여권과 야권 대선주자들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여권주자들은 대체적으로 어둡다. 위기를 만난 주자가 많다.

반면 야권주자들 사이에서는 묘한 활기가 돈다. '조국 사태'가 그들에게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추석 뒤 여야 대선 지형도가 어떻게 변할지 관심을 모은다.


◆재판과 청문회에 상처 = 여권주자들은 요즘 수난의 시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6일 친형 강제입원 논란과 관련한 사건 항소심 재판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상고심이 남았지만 이 지사의 향후 정치행보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갤럽 차기 대선주자 조사(3∼5일, 1002명 조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6%란 의미있는 지지를 얻은 조국 법무부장관은 장관 임명 과정에서 '심각한 내상'을 입었다. 그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선 검찰이 여전히 수사 중이고, '기득권 586'이란 낙인도 부담으로 남았다.

비서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는 9일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월이 확정됐다. 사실상 차기대선 경쟁에서 탈락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의혹 사건으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나마 여권 대선주자 중 구설수에 오르지 않은 건 이낙연 국무총리와 박원순 서울시장 정도다.

◆황교안 주춤한 틈 노려 = 야권주자들은 최근 앞다퉈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국 사태'로 한마디 할 기회가 생긴데다, 야권 선두주자인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리더십 논란으로 주춤하는 틈을 노린 것이다.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 정치'에 열심이다. 하루에 두세번씩 글을 올려 문재인정권과 민주당, 한국당 지도부를 가리지않고 비판한다. 10일 페이스북에는 "국민은 좌파정권의 독선만큼이나 야당의 보여주기식 패션정치에 분노하고 있다"며 "100만 군중의 힘으로 문재인 아웃을 외쳐보자"고 주장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도 오랜만에 입을 열었다. 유 의원은 10일 이례적으로 당 공식회의에 얼굴을 내밀고 "국민의 저항권으로 이 정권을 끝장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반 조국 연대'를 위해 한국당과 손잡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협력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특정현안에 한정된 것이기는 하지만 유 의원이 한국당과의 협력을 얘기한 것을 사실상 처음이다.

고향 제주도로 내려가면서 중앙정치와 거리를 뒀던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요즘 중앙무대를 겨냥한 목소리를 내는데 열심이다. 지난달 27일 보수통합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 나와 "황교안 대표에게 야권통합을 주도할 기회를 줘야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자신의 유튜브채널 '원더플 TV'를 통해 자주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친구로서 조국 후보에게 권한다"며 "이제 그만하자"고 제안했다. 조 후보자에게 자진사퇴를 권한 것.

조 법무장관 임명 뒤인 10일에는 "내 편이면 무조건 감싸고 내 편을 공격하면 무조건 적으로 삼는 적대적인 진영논리 때문에 검찰개혁과 문재인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정의라는 잣대가 이번에 스스로 무너졌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홍정욱 전 의원 등도 요즘 장외집회나 SNS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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