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정치연대 창당일정 일단 유보

양당체제 원심력에 인재 수혈 난제

"국민들에 존재 이유부터 보여줘야"

바른미래당도 '포스트 손학규' 고민

거대 양당체제에 비판적인 무당층이 많아졌지만 제 3지대를 지향하는 세력들이 '새로운 인물' '정책 대안' 등 존재의 이유를 찾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유성엽 대안정치연대 대표는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창당일정을 못 박아놓으면 여러 유동적인 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면서 "창당을 위한 여건 준비는 진행해 놓되 창당일정은 열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안정치연대 제8차 의원총회 | 대안정치연대 유성엽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8차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대안정치연대는 전날 워크숍을 열고 창당일정과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애초 29일 창당준비위원회와 발기인 대회, 서울 경기 광주 전남 전북 부산 등 6개 시도당 창당, 11월 초 중앙당 창당 등의 계획을 짜놨지만 이날 모든 일정을 사실상 확정짓지 않는 쪽으로 결정했다.

유 대표는 "가장 중요한 인물, 비전, 정책 등 3박자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바른미래당, 민주당 등 다른 정당 상황을 봐가면서 창당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은 2월에 창당해 4월에 선거를 치르기도 했다"고도 했다.

전날 워크숍에 참석한 대안정치연대의 한 의원은 "현재 창당하는 것보다 왜 창당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새로운 인물을 수혈하고 정책적 대안이나 역할을 보여줘 국민들로부터 존재의 이유를 인정받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평화당에서 나온 9명과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장정숙 의원 등이 결합한 10명이 그냥 당만 만들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얘기가 많았다"면서 "시간을 갖고 내실을 다지고 제3지대로서의 역할을 검증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또다른 의원은 "11월 창당 같은 일정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게 중론이었고 새로운 대안 인물을 찾아봤지만 오려고 하지 않는 상황이라 내부적으로 외연을 확장할 방법을 찾는 게 급선무"라며 "정기국회 국감에서 5.18문제 등에 대해 의미있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연대하는 반조국 연대의 활동과 관련해서도 10명의 의원이 있는 대안정치연대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며 "조국 장관 해임건의안이나 국정조사 등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좀더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언제든 정국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역할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3지대에 깃발을 먼저 꽂은 대안정치연대가 다소 주춤거리는 모습이다. 총선이 가까워올수록 '새로운 인물'이 당선 가능성이 높은 거대 양당으로 쏠리는 가운데 제 3지대가 과거 '안철수 바람'과 같은 기대를 모을 만한 인물을 찾아낼 수 있느냐에 성패가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앞의 한 의원은 "새로운 인물을 내부와 외부에서 찾아내야 하고 그들로 리더십을 만들어야 하는데 현재 구도로는 쉽지 않다"면서 "양극단으로 치닫는 혼란한 정국에서 제3지대로 오려는 인물이 없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리더십'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는 제3지대론의 또다른 주체인 바른미래당 내부에서도 적지 않게 나온다.

손학규 대표를 전면에 내세워 제3지대론을 펼치기는 어렵다는 데는 이견이 없으나 '포스트 손학규'를 찾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김종인 전 대표, 김한길 전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좀더 참신한 인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안철수 전 대표나 유승민 의원도 '바람'을 일으키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바른미래당 모 의원은 "제3지대가 성공하려면 과거 안철수처럼 잘 안 알려졌지만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구도에서는 딱히 눈에 들어오는 인물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에 가까울수록 큰 변동이 있을 것"이라면서 "총선 직전까지 정계개편이 이뤄지면서 이합집산이 될 텐데 어떤 리더십이 깃발을 들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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