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명 불출마 움직임

'공천 혁신경쟁' 주목

더불어민주당이 21대 총선 공천을 위한 현역의원 평가작업에 착수했다. 수도권 다선 의원을 중심으로 불출마 움직임도 감지된다.

자유한국당이 총선 공천에서 현역 물갈이를 예고한 바 있어 양당의 인물교체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는 최근 현역의원을 상대로 '국회의원 최종평가 시행안내' 공문을 보냈다. 공천심사에 앞서 현역의원의 재출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사전 절차를 밟기 위한 것이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후보자 선출에 앞서 현역 의원을 평가해 하위 20%에 20%의 패널티를 부여한다. 단체장 등 선출직 당원이 중도 사퇴 후 출마할 경우 25%의 감점을 받는다. 반면 여성 청년 소수자 장애인 다문화 당직자 등과 신인에게 20~25%의 가점을 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도 마련했다.

경쟁을 통한 공천혁신으로 인물경쟁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이해찬 대표를 필두로 다선 중진의원들의 불출마와 세대교체를 추진하는 것도 같은 연장선이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원혜영 의원,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불출마가 점쳐진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서형수 의원의 불출마설도 나온다. 문희상 국회의장에 김성수 제윤경 의원 등 비례대표 의원 등을 포함하면 10여 명의 현역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백원우 부원장도 지역구 출마의사를 접은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김현미 유은혜 장관의 불출마설에 대해 "당과 어느정도 조율을 거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내부 논의나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말이다.

유 부총리와 김 장관측에서는 "출마의지가 강하다"는 기존의 입장을 확인하면서 "당의 요구나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의중이 중요한데 아직 전달받은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여당 핵심관계자는 "김 장관에게 확인한 결과 강한 출마의지를 보였다"면서 "아직 당이나 청와대에서 출마여부를 묻거나 결정할 단계는 아니다. 국정감사가 끝나는 단계인 10월 중순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도 말을 아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유 장관의) 불출마 가능성이 있는 것 정도로 알고 있고,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면서 "장관직을 계속 수행한다면 정책의 연속성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들의 생각과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원혜영 의원은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20대 국회에서 의원직을 마무리한다는 것은 오랜 소신"이라면서도 "당과 협의를 거쳐 조만간 최종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복귀가 유력했던 장관과 정권 핵심부 인사들의 불출마가 확정된다면 당내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정부 임기 전반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최근 불거진 조국 장관 임명 파동을 넘을 쇄신 요구가 인물교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윤태곤 의제와전략 정치분석실장은 "여당 입장에선 총선을 비경제 이슈로 끌고가기 위해서는 새인물을 통한 공천혁신 카드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한국당이 현역물갈이를 단행 한다면 정치권 교체경쟁으로 판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 실장은 이어 "누구를 교체하느냐 못지않게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물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며 "예상가능한 정치권 인사로 채운다면 효과는 반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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