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530억달러 공급

금융위기 이후 최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530억달러의 단기유동성을 공급했다고 미 언론들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일시적으로 자금 수요가 몰리면서 초단기 금리가 최고 10%까지 치솟는 ‘일시발작’이 일어난 데 따른 것으로,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시작된 상황에서 이뤄진 조치여서 주목된다. 유동성 공급은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거래를 통해 이뤄졌다. 일정 기간 내 되파는 조건으로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통화 당국이 채권을 매입하면 그만큼 시중에는 유동성이 공급된다.

통화 당국의 공개시장조작을 담당하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유동성 공급을 실행했다. 뉴욕 연은은 성명을 통해 “공개시장 데스크가 연방기금금리를 2.00~2.25% 목표 범위에 유지하도록 오버나이트(하루짜리) 레포 거래를 했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 국채, 기관채권, 기관 보증 채권 등이 레포 거래 대상으로, 최대 750억달러 한도다. 이번 유동성 공급은 오버나이트 자금시장의 유동성 압박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라고 WSJ은 설명했다.

통화 당국이 레포 거래를 통해 단기유동성을 공급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로 11년 만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CNN방송은 “금융시장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 이라며 “연준이 단기금리의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연방정부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리면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한데다, 단기적으로는 분기 세금납부가 겹치면서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기존의 양적완화(QE)와는 다소 다른 성격이지만, 일각에서는 연준이 다시 양적완화로 나서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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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