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공소장 변경 예정 … 위조 시점·방법·내용 특정키로

소환 임박 … 정경심 "재판서 진실확인, 추측보도 자제 당부"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딸의 대학원 입시를 위해 동양대학교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위조한 객관적 자료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위조된 사문서 행사 혐의를 정 교수와 딸에게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는 정 교수는 "재판에서 진실이 확인될 것"이라며 추측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닫혀 있는 조국 후보자 부인 교수연구실│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교수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한 가운데 지난 8일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내 정 교수의 교수연구실이 닫혀 있는 모습. 영주=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표창장 내용 위조 가능성 제기 =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18일 "표창장 위조 시점, 위조 방법을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를 다수 확보했다"며 "공판 절차가 시작되면 검찰이 확보한 객관적 증거를 통해 자세히 설명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정 교수의 사문서위조 혐의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정 교수는 딸의 인턴 경험 및 상훈 등 외부활동 등을 주요 평가 요소로 보는 특별전형을 통해 국내외 유명 대학원 등에 진학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자신이 근무하는 동양대 표창장을 임의로 만들어주기로 했다"고 적시했다.

이에 정 교수가 총장 표창장 양식과 유사한 문안을 임의로 만든 뒤 "딸의 이름 옆에 총장 직인을 임의로 날인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표창장에는 "동양대 인문학영재프로그램의 튜터로 참여해 자료 준비 및 에세이 첨삭 지도 등 학생 지도에 성실히 임해 그 공로를 표창함"이라고 적혀있다. 봉사 기간은 '2010년 12월 1일~2012년 9월 7일'로 적혀 있다. 그러나 검찰은 봉사 기간이나 프로그램 내 역할 등 표창장에 수여 사유로 기재된 내용 등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위조냐, 아니냐 판단 근거는? = 검찰이 주목하는 부분은 정 교수의 딸이 받은 표창장이 '위조냐, 아니냐'의 여부다.

위조여부는 우선 정 교수가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작성할 권한이 있는지가 주요 쟁점이다. 정 교수가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작성할 권한이 없는데도 작성했다면 당연히 사문서 위조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만약 표창장을 작성할 권한이 있을 경우 표창장 기재 문구가 사실인지 여부가 위조 여부를 결정짓게 된다.

검찰 관계자는 "첫번째로 위조냐 아니냐는 그 문서를 명의자 이름으로 작성할 권한이 있느냐로 판단된다"며 "정 교수가 총장 명의로 문서를 작성할 권한이 있었는지 여부와 함께 표창장 기재 문구가 사실인지 아닌지도 다 확인중에 있다"고 밝혔다.

앞서 최성해 동양대 총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정 교수가 교양학부 교수로 임용된시점이 2011년 7월인 점을 고려했을 때, 조씨가 어머니 부임 8개월 전부터 봉사활동을 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검찰은 정 교수의 위조 방법과 시점을 특정할 수 있는 자료들도 추가 확보 중이다.

검찰은 정 교수가 한글 파일로 딸의 표창장을 작성한 뒤, 아들의 상장 스캔 파일에서 오려낸 동양대 총장 직인이 담긴 그림을 얹는 방식으로 표창장을 위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교수의 공소장에 적힌 범행 시점은 '2012년 9월 7일경'이지만 검찰은 딸이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를 준비하던 시기인 2013년에 위조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들 표창장 위조여부도 조사 = 검찰은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구체적인 위조 시점과 방법 등을 추가하기 위해 공소장을 변경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조 장관 측은 "아이가 학교에 가서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영어 가르치는 것을 실제로 했다"며 "실제 활동을 했고 그에 대한 표창장을 받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검찰은 표창장을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사용한 혐의(사문서위조 행사)나 입시를 방해한 혐의(공무집행방해·업무방해), 공범 여부 등을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딸 조씨가 표창장 위조 사실을 알았는지도 살펴보고 있지만 조씨는 지난 16일 소환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교수가 딸뿐 아니라 아들의 동양대 상장 역시 임의로 제작했는지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 조모(23)씨는 2013년 동양대가 주최한 인문학 강좌에 참가해 수료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정 교수를 소환해 자녀 입시 특혜 의혹과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을 강도 높게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조사를 앞둔 정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현재 보도되는 내용은 사실과 추측이 뒤섞여 있다. 추측이 의혹으로, 의혹이 사실인 양 보도가 계속 이어져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와 관련된, 제가 알고 있는 내용을 법원에서 소상하게 밝힐 것이고 재판과정에서 진실이 확인될 것"이라며 "부디 진실이 밝혀지기 전에 사실이 아닌 추측보도로 저와 제 가족들의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선일 안성열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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