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미군기지 방문, 이도훈 본부장 미국행 … 한일 국장급 회담도 개최

북미간 실무대화가 조만간 성사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리 정부의 중재자 역할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고 있고 이를 위한 외교채널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제74회 유엔총회 참석차 다음 주 미국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북한 비핵화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문답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은 19일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한미 동맹을 더욱 공고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과 역내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담의 방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히 밝힌 셈이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 6월 30일 서울 회담 후 약 석 달 만이자 문재인정부 들어 아홉번째 열리는 정상회담이다.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잡히면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 불거진 한일갈등, 한미동맹 이상설 등을 불식시키기 위한 움직임이 눈에 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0일 경기도 평택에 있는 오산 공군기지와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잇따라 방문한다. 캠프 험프리스에서 강 장관은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을 면담한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정착을 위한 한미 간 긴밀 공조를 강조할 계획이다. 강 장관이 미군 부대를 방문하는 것은 지난 2017년 6.25전쟁 67주년을 맞아 경기도 의정부시에 있는 한미연합사단과 주한미군 2사단을 찾은 이후 처음이다.

이번 강 장관의 미군기지 방문에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도 동행한다.

20일 일본 도쿄에서는 한일 외교당국간 국장급 협의도 진행될 예정이다.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과 다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만나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한다.

특히 김 국장과 다키자키 국장은 다음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 신임 일본 외무상 간의 첫 회담 개최여부를 조율할 것으로 전망돼 최종 성사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미정상회담과 북미실무협상을 뒷받침하기 위한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북미실무협상 등에 대한 전망과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 본부장은 "지난 9월 9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대화로 복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도 수주 내라고 했다"면서 "(북미실무협상이) 조만간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북미 간 소통이 계속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뉴욕 채널이 항상 열려 있는 상황이어서 필요하다면 소통은 언제든지 가능한 거로 알고 있다"고 덧붙이면서 9월내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 본부장은 북한이 미국을 향해 주장한 '새로운 계산법'에 대해 "그런 쪽으로 준비를 해봐야겠다"며 "북한이 새로운 계산법을 진정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실제로 앉아서 얘기를 해봐야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은, 특히 비건 대표와 국무부, 백악관 모두 대화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 확고한 것 같다"면서 "양측이 빨리 앉아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한번 털어놔야 하지 않겠나,

그것이 제일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지난 16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명의 담화에서 제재 해제와 함께 체제 안전 보장을 협상 의제로 내세운 것과 관련해 "최근 제재 해제보다는 소위 안전보장, 체제 보장 쪽으로 방점이 많이 옮겨가 있기 때문에 (미국 측과) 여러 가지 얘기를 많이 하고 연구도 많이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아무래도 안전을 보장한다는 것은 안전하다고 느끼는 쪽(북한)의 얘기를 들어봐야 해 그쪽 얘기를 먼저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종전선언과 관련한 정부 입장도 조율돼야 할 것 같다는 질문에는 "당연히 조율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본부장은 카운터파트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비롯해 백악관·국무부 인사, 싱크탱크·학계 인사 등을 두루 면담한 뒤 21일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으로 향할 예정이다. 뉴욕에서는 일본 측 카운터파트와도 만나고 별도로 한미일 3자 회동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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