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병윤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지난 9월 27일 설악산의 첫 단풍이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파랗고 높은 가을하늘과 선선한 바람에 벌써부터 마음이 들뜨기 시작한다. 아마 이번 가을에도 많은 사람들이 가을의 청취를 느끼기 위해 산으로, 바다로 떠날 것으로 보인다.

가을 나들이가 시작되는 10월은 국민들에게는 기쁨과 설램이 넘치는 달이지만 한국교통안전공단 등 교통유관기관에게는 잔혹하고도 두려운 달이다. 왜냐하면 교통사고 사망자가 가장 많은 달이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교통사고 사망자는 1만2258명으로 이 중 1233명이 10월에 발생했다. 이는 하루 평균 13명이 사망한 것으로, 시간으로 환산할 경우 2시간마다 1명이 사망한 셈이다.

10월은 교통사고 사망자 가장 많은 달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최근 적극적인 법제도 개선과 교육, 홍보 등으로 올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청과 국토부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856명으로 전년대비 10.9% 감소했다. OECD가입국 최하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부문도 682명으로 전년대비 13.2% 감소했다. 이러한 감소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금년 정부의 교통사고 사망자 줄이기 목표인 3286명 달성을 기대할 수 있다.

교통사고 사망자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10월 교통사고 감소 여부가 분수령이 될 것이다. 특히 주목해야할 부문은 보행자 교통사고와 전세버스 교통사고다.

우선, 보행자 교통사고의 경우 최근 3년간 527명이 10월에 목숨을 잃었다. 월 평균 406명인 것을 감안하면 약 30% 더 높은 수치이다. 보행자 교통사고 발생의 주요원인은 운전자 부주의다. 특히 과속으로 인한 사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6년 사망자수는 13명, 2017년은 16명, 2018년은 19명까지 늘어났다. 이는 보행자 중심이 아닌 소통위주의 교통문화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보행자 교통사고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차량의 속도 제한이 필수적이다. 2016년도부터 ‘안전속도5030’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21년에는 도시지역 중 주거.상업지역 및 공업지역 내 일반도로 통행속도도 시속 50km로 제한될 예정이다. 금년에는 전국 700개 구간에 대하여 속도하향을 진행한다. 기존의 톱다운(Top-down) 방식이 아닌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바텀업(Bottom-up)방식으로 정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전세버스의 경우 많은 승객을 한꺼번에 수송하는 특성상 사고가 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실제로 지난 2016년 10월 13일 전세버스의 과속 및 무리한 끼어들기로 인해 발생된 사고는 1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최근 3년간 전세버스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10월과 11월 가을 행락철에만 29명이 발생하여 전체 103명 중 28.2%나 차지하고 있다.

공단은 전세버스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협업을 통한 합동안전점검을 시행한다. 행락철 전세버스 주요 출.도착지, 경유지에서 최고속도제한장치 해제 등 불법행위를 적발할 예정이다.

보행자 및 전세버스 교통사고 줄여야

또한 더 안전한 전세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전세버스 교통안전정보 공시제도’를 운영한다. 전세버스 회사의 안전 등급을 책정하여 공개하는 제도로서, 상반기 실적이 8월말, 하반기 실적이 차년도 2월말에 공시되게 된다. 전세버스 수요자가 공시된 정보를 활용하여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해당 내용을 적극 홍보할 예정이다.

10월 교통사고 감소 여부는 금년 교통사고 사망자 목표인 3286명에 도달하기 위한 동력될 것이다. 이를 계기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교통관련 시민단체 등은 협업을 강화하고 연말까지 교통사고 감소 활동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부디 이번 10월은 교통사고의 잔혹함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가을의 청취를 느끼는 달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