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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면세점 '특허 갱신' 되는데 '임대 갱신'은?

임대차보호법 소급적용 안돼

내년 계약만료 7곳 '발 동동'

등록 : 2019-10-08 11:36:37

면세업계의 오랜 숙원이던 '특허갱신 허용제도'가 일부 면세점 운영자에게는 그림의 떡이 됐다. 특허를 갱신하더라도 해당 면세점에 대한 임대차계약은 공개경쟁입찰을 거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허 갱신에 맞춰 임대차계약도 갱신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지만 특혜 시비가 일어 논의에 진척이 없는 상태다.

8일 관세청과 한국·인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국회는 면세사업자에 대해 대기업은 1회(5년), 중소·중견기업은 2회(10년)의 특허 갱신을 허용하는 '관세법 개정안'을 지난해 통과시켰다. 면세점 사업의 연속성과 고용 안정성, 중장기 투자보장 등이 개정 이유다.

하지만 이 법안은 한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공항·항만 면세점의 경우 특허 갱신과는 별도로 해당 판매장에 대한 임대차계약은 공개경쟁입찰을 거쳐 다시 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초 법의 개정 목적이 달성되지 않는 셈이다.

다행히 비슷한 시기 개정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문제를 어느 정도는 해소해줬다. 10년 이내의 임대차계약 갱신 요구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개정된 법안 내용이다. 특허 갱신을 원하는 면세사업자는 이 법을 근거로 임대차계약 갱신도 요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더 남았다. 임대차보호법 개정 이전에 받은 면세업 특허를 갱신하는 경우 소급적용을 받을 수 없다는 유권해석이 나온 것이다. 당장 인천국제공항의 SM면세점·시티플러스·엔타스듀티프리 3곳과 대구공항의 그랜드면세점, 무안공항의 국민산업 면세점이 난처한 처지가 됐다. 이들은 모두 내년 5~10월 계약만료를 앞두고 있다. 현재 5년인 특허 기간은 최대 10년까지 연장을 요구할 수 있어 문제가 없다. 하지만 항만·공항 측과 임대계약을 맺지 못하면 면세점 특허는 아무런 소용이 없어진다. 한 중소·중견 면세업계 관계자는 "임대차계약을 위해 공개경쟁입찰을 한다는 것은 곧바로 임대료가 상승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가뜩이나 힘겹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면세업계가 고사 위기"라고 하소연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법 개정 이전에 특허를 받은 공항·항만 면세점도 임대차계약 갱신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관세법 개정안을 올해 3월 제출했지만 특혜 시비가 일면서 심사가 중단된 상태다.

중소·중견 면세점들은 '특혜' 시비에서 자신들은 빼달라고 하소연이다. 대기업 면세점과는 달리 최근 몇 해 동안 메르스 사태(2015년)와 사드 사태(2017~2018년)를 겪으면서 영업 손실이 막대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막대한 재정손실에도 불구하고 고용 안정과 국익을 위해 면세점 영업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줘야 한다"며 "전체 면세점이 안되면 중소·중견 면세점이라도 임대차계약 갱신 요구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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