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전보다 나아져’ 2017년 56%→2019년 24%

‘비슷해’ 42%→58%, ‘나빠져’ 1%→17%로 증가


2016년 11월 26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시민패널은 촛불집회를 통해 정치권이 저지른 초유의 국정농단을 심판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이후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을 겨냥한 촛불시민 분노가 또다시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2016년 11월 26일 광화문 촛불집회 참석자 패널들을 추적조사한 결과 정치권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확인됐다.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는 2016년 11월 26일 집회 참석자 대상 1차 조사를 한 뒤 이들을 상대로 2017년 11월과 2019년 9월, 2·3차 추적조사를 진행했다.

2·3차 조사에서 ‘촛불집회 이후 정치권은 어떻게 변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2017년 11월 조사에서는 ‘나아졌다’ 56.4%, ‘비슷하다’ 42.5%, ‘나빠졌다’ 1.2%였다. 촛불집회 1년 뒤 실시된 조사인 것을 고려하면 정치권에 대한 평가는 ‘합격점’이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정치권이 구태에 머물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비슷하다’가 42.5%에 달하기 때문이다.

촛불집회 3년 뒤 실시된 이번 3차 조사에서는 정치권에 대한 평가가 더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나아졌다’는 평가는 24.4%에 그쳤다. 2017년 11월에 비해 32.0%p 급락한 수치다. 대신 ‘비슷하다’는 58.5%로 2017년 11월(42.5%)보다 16.0%p 늘었다. ‘나빠졌다’는 평가도 2017년 1.2%에서 2019년 17.0%로 급증했다.

정치권에 대한 부정적 기류는 2017년 11월 조사에서 ‘나아졌다’ ‘비슷하다’고 평가했던 촛불시민의 ‘변심’에서 더욱 실감난다. 2017년 11월 조사에서 ‘나아졌다’고 평가했던 응답자(56.4%)를 2019년 9월 추적조사한 결과 ‘나아졌다’(35.8%) ‘비슷하다’(56.2%) ‘나빠졌다’(8.0%)로 분화됐다. 2년전에는 ‘나아졌다’고 긍정평가했지만 그중 절반 이상이 ‘비슷하다’ ‘나빠졌다’로 바뀐 것이다.

2017년 11월 조사에서 ‘비슷하다’고 응답(42.5%)했던 촛불집회 참가자 패널도 2019년 9월 조사에서는 ‘나아졌다’(7.8%) ‘비슷하다’(66.1%) ‘나빠졌다’(26.1%)로 갈라졌다. 이 역시 부정평가가 늘어난 것이다.

서강대 이현우(정치외교학) 교수는 “'정치가 촛불 이전과 비슷하다’는 응답의 의미는 구태 정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해석해야 한다”며 “촛불 이후에도 기존에 보수와 진보를 대변하는 정치카르텔의 기득권이 그대로 유지되어왔기 때문에 국민이 기대하는 새 정치가 발현되지 못하고 국민의 정치실망은 더 깊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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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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