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cancel

내일신문

미중 무역협상 스몰딜 보다 ‘휴전’

제한적 합의, 금융시장 불안감 여전

증권가, 미국·EU 무역분쟁에 주목

등록 : 2019-10-14 12:24:52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1단계 합의’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위대한 합의’라고 자화자찬했지만, 주요 외신들은 전문가의 견해를 빌려 ‘중국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합의 내용이 미국의 애초 목표에 크게 못 미쳐 중국으로서는 양보를 거의 하지 않고도 시간을 벌었다는 것이다. 앞서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양측이 미국 농산물 구매, 통화정책, 지식재산과 보호를 다루는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미니딜’에 따라 중국은 연간 400억~500억달러(약 47조~59조원) 규모로 미국 농산물을 수입하기로 했고, 미국은 15일부터 2500억 달러(약 297조원)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30%로 인상하려던 방침을 보류했다. 미국은 15일에 진행할 예정이었던 추가 관세를 이미 보류했지만 중국의 약속이 이행되려면 상당한 작업이 남아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실제로 관세 인상 보류 대가로 약속했다는 농산물 구매 규모를 놓고 중국 측으로부터 확인이 나오지 않았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이번 고위급 회담이 미중간의 강대강 대결 완화 가능성을 높인 점은 높게 평가할 수 있지만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고 환호할 정도의 스몰딜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파국을 막기 위한 일시적인 ‘휴전’이라는 평가다.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지난 10~11일(현지시간) 고위급 무역협상이 제한적인 합의에 그쳤다며 무역분쟁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계기로 최악의 상황은 피했고, 향후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는 점은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화웨이 이슈(11월 18일 유예 종료)와 추가 관세부과(12월 15일)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이번 협상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핵심 이슈 즉,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기업에 대한 산업보조금 지급 금지, 환율조작 금지, 사이버 절도 금지, 미중 무역합의에 대한 이행강제체제 확립 등이 다뤄지지 않았다”며 “서로의 이해가 일치하는 1단계 합의는 가능했지만 5월 초 협상 결렬의 배경인 핵심 이슈 관련 합의를 추가로 기대하기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번 합의는 당장의 확전을 피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이를 근본적인 분쟁 해소의 계기로 보기는 무리라는 진단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미국과 중국경제의 실물지표와 18일 미국의 대EU 관세부과, 17~18일 EU 정상회담 등 주요 이벤트에 모아진다. 미국은 18일 대 EU 관세부과를 예고하고 EU는 보복관세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미국과 EU 무역분쟁은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경민 연구원은 “트럼프가 자동차·자동차부품 관세부과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유럽발 ‘R’의 공포 유입, 유로화 약세로 인한 달러 강세압력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경계심리를 늦춰서는 안 된다”며 “코스피 가격조정 가능성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관련기사]
[한면택 워싱턴 특파원 현장보고] 미중 무역전쟁 1단계 부분합의 '휴전 돌입'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twitter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