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행보 집중타깃도

20대 마지막 국정감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정부나 공공기관 대표로 발언대에 선 전직 국회의원들이 눈길을 끈다. 직전까지 호흡을 맞췄던 의원들로부터 기관운영은 물론 21대 총선 출마를 의식한 정치행보에 대한 질타를 받고 있다.

4선 국회의원과 전남도지사를 지낸 이낙연 총리는 야당의원들의 강경한 질문에 잔잔한 음성으로 차분하게 반론을 펴 화제에 오른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은 정부 논리를 적극적으로 펼치며 맞선다. 현역 의원이란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있어 출마 질문은 단골메뉴다. 이 총리를 비롯한 현직 의원 장관들은 그때마다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뜻으로 개인적으로 답할 영역이 아니다'라고 답한다.

전직 국회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는 공공기관도 사정은 비슷하다. 청문회를 거치는 장관과 달리 인사권자의 의중이 크게 작용하는 자리여서 여권내 정치적 위상과 연계되는 경우가 많다. 대선 기여도나 여권 핵심부와의 소통 정도 등이 반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부 소속 기관에, 현역 배지가 아니라고 하지만 답변강도 만큼은 고분고분하지 않다. 때문에 정치현안이나 기관장의 정치적 진로를 놓고 '큰소리'가 나기도 한다.

16일 열린 중소기업벤처진흥공단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이상직 이사장을 향해 문 대통령 사위 태국 현지업체 취업문제를 추궁했다. 한국 이스타항공 설립자인 이상직 이사장이 서모씨가 '타이 이스타 제트'에 취업하는 것을 돕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또 이 이사장이 명절을 전후로 과거 지역구(전북전주을)에 현수막을 건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직을 정치활동에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의 임기는 2021년 3월까지이나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중도에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감에서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중진공 업무에) 완전히 물이 올라 계속 해야 할 듯 하다"면서 "아무래도 총선 출마 못하실 것 같다"고 덕담을 내놓기도 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사전선거운동 지적을 받는다. 지난 10일 열린 국감에서 김순례 한국당 의원은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관련 수사를 벌이며 9월 23일 국민연금기금본부를 압수수색할 당시 김 이사장이 전주의 한 초등학교 개교 기념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한 것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도 김 이사장의 전주지역 활동이 정치적 이해와 연결돼 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민주평화당 전북도당이 성명을 통해 "전주시 병 지역내에 연금관리공단 이사장 명의의 현수막 개첨을 비롯해 국민연금의 후원물품 전달사업도 전임 이사장들 보다 많고 전주지역에 집중됐다"고 비판한 것의 연장선이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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