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보장-북핵 교환 설득"

협상 위한 유인책 평가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북핵 협상과정에서 북한의 안보이해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에 대한 미국의 안전보장과 북핵프로그램을 맞바꾸도록 설득해 나가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견해도 피력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16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려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노력과 함께 북한의 안보 이해를 언급한 뒤 "우리는 이 문제를 풀어가면서 그것들(북한의 안보 이해)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대화에 나섰다는 점에서 과거보다 현재 북미가 더 나은 궤도에 있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계속 그렇게 하도록 권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우리가 직면한 이 안보 딜레마에 있어 (문제는) 어마어마하게 압도적인 미국 군사력이 정말로 그들(북한)의 안보이해를 다룰 것이라는 것과 그들(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미국의 보장과 성공적으로 맞바꿀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이라면서 "이것이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 할 대목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1980년부터 자신이 북한을 이해하기 위해 애써왔다면서 북한의 관심사가 안전보장에 쏠려 있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스틸웰 차관보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뒤 북한이 요구하는 안전보장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쯤은 마음이 돌아선 것처럼 비치는 북한을 어떻게든 협상 테이블로 유인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돼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북한은 실무회담 결렬 다음날인 6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이번과 같은 역스러운(역겨운) 협상을 할 의욕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날 청문회 출석에 앞서 제출한 서면자료에서는 "미국은 싱가포르 공동선언의 4개항 각각에 대해 북한과 건설적인 논의를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약속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달성"이라고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대로 (대북) 제재는 유효하다"면서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는 완전히 유효하다. 전 세계 각국에 (북한의) 제재 회피와 싸우기 위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이처럼 서면자료를 통해 원칙적 입장을 강조했지만 실제 청문회에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북한과의 대화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 정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