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촛불 참가율, 일반국민보다 높아

촛불목표 달성된 경험이 자신감 키운듯

시민 요구, 검찰개혁에 큰 영향 62.7%

서초동집회 참가자들은 정치적 자신감이 유달리 강했다. 일반국민에 비해 2016년 광화문 촛불집회에 적극 참여했던 서초동집회 참가자들은 촛불집회의 목표가 실제 달성된 경험 덕분에 자신감이 커졌고, 이 자신감을 바탕으로 서초동집회에도 참가하는 연계성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의 서초동집회 현장설문조사를 보면 참가자들은 '내가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치 효능감이 높았다. '나 같은 사람이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해 뭐라고 얘기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동의하지 않는 편'(31.9%)과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56.7%)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내일신문-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일반국민을 상대로 한 조사(9월 26일∼10월 2일, 1200명)에서는 '동의하지 않는 편'이 28.8%,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는 17.1%에 그쳤다. 서초동집회 참가자의 정치 효능감이 일반국민보다 월등히 높은 것이다.

서초동집회 참가자의 강한 정치 효능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이들에게 2016년 광화문 촛불집회 참가 경험을 묻자 72.0%가 '있다'고 답했다. '5번 이상 참가했다'는 응답자도 44.2%나 됐다.

일반국민 조사에서 촛불집회 참가 경험율이 30.4%, 5번 이상 참가자가 13.3%에 그친 것에 비춰 볼 때 서초동집회 참가자들은 촛불집회에 누구보다 열심히 참가한 것이다.

서강대 이현우 교수는 "정치집회 참여자들은 집회 취지에 동의한다는 것 이외에도 자신의 참여가 정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기 마련"이라며 "과거에 참여했던 집회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경험이 있다면 집회 참여가 중요한 정치참여의 수단이 된다고 생각하고 더욱 적극적으로 참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서초동집회 참가자들은 정치적 자신감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서초동집회가 12일을 끝으로 종료를 선언했지만, 조 장관 사임(14일)을 계기로 19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재개된 것은 서초동집회 참가자들의 '강한 의지'에서 충분히 예견됐다는 분석이다.

서초동집회 참가자들은 '현재의 정치상황에 큰 변화가 없다면 앞으로도 검찰개혁 촛불집회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67.3%가 '반드시 참가하겠다'고 답했다.

2016년 광화문 촛불집회 당시 참가자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56.1%가 '반드시 참가하겠다'고 답했던 것에 비해 높은 수치다. 서초동집회 참가자들이 2016년 광화문 촛불집회 참가자보다 집회 충성도가 강하다는 분석이다.

서초동집회 참가자들의 자신감은 다른 질문에서도 확인됐다. '시민들의 요구가 검찰개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62.7%가 '매우 크게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2016년 광화문 촛불집회 참가자들에게 '시민들의 요구가 박근혜 대통령 거취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고 물은 질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답은 39.2%에 그쳤다.

[어떻게 조사했나]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에서는 2016년 촛불광장 참여자 설문조사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12일 서초동에서 열린 검찰개혁 촛불집회 참여자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12일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이루어졌다. 서강대 학부생 22명과 정외과 대학원생 15명을 조사연구원으로 모집하여 사전교육을 실시했다. 연구설계 및 현장지도에 박사급 연구원 4명이 포함됐다.

집회참여자의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해 서초역을 중심으로 반포대교 방향, 예술의 전당 방향 그리고 교대역 방향에서 조사를 실시했다. 또한 무대와 거리를 기준으로 각 방향의 참여집단을 4등분하여 고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2단계로 실시했는데 오후 4시부터 일몰전인 6시까지는 참여집단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저녁 7시30부터 9시까지는 조명이 있는 지하철 화장실과 주변 개방화장실 앞에서 설문을 실시했다.

회수된 설문지는 총 1784매였으며, 이 중 설문 무응답이 20%이상인 설문지는 제외하여 최종 1760명이 조사분석의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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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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