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cancel

내일신문

"중앙-지방정부 재정관계 개선 절실"

지방정부 '잉여금 과다' 보고서에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 반박 성명

"지방재정 자율성확대 시급" 방증

등록 : 2019-11-07 12:23:12

지방정부가 지난해 못쓰고 남긴 돈이 많아 내수경기 악화원인이 되고 있다는 나라살림연구소 보고서에 대해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협의회)가 "지방재정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거시경제 성장률 저하의 원인을 기초지자체로 전가·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협의회는 오히려 이 문제가 "지방재정의 구조적 한계와 이를 개선하기 위한 중앙-지방 간 재정관계 개선이 절실함을 보여준다"며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협의회는 6일 '지방정부의 순세계잉여금 과다보도에 대한 반박 성명서'를 내고 이 같이 주장했다. 순세계잉여금은 지방정부가 예산에서 지출금액을 제외한 후 중앙정부에 보조금 잔액을 반납하고 남은 돈을 말한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지난해 지자체 결산서를 조사한 결과, 지방정부의 세계잉여금이 68.7조원이고 순세계잉여금이 35조원으로, 쓰지 못한 예산만큼 내수경기가 악화되는 원인이 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협의회는 "거시 경제적 맥락에서 일부 수용될 수 있는 의견이나 국가정책 측면에서는 지방재정이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함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방자치를 시행한지 25년이 됐지만 전국 지자체장들의 재정집행 자율성은 심각하게 제약되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자체들이 의무적으로 편성·집행하는 국고보조 비중이 전체 예산의 35% 수준에 달하고 공모사업, 정부 추경예산 등 때문에 지방정부의 의지만으로 순세계잉여금을 축소시키기 어려운 실정이다. 경기지역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정부가 7, 8월에 추경예산을 세우면 이를 하반기에 지자체 예산에 반영한다고 해도 토지보상·입찰계약 등 복잡한 행정절차를 거쳐야 해 다음해에 집행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재난 등에 대응한 예비비는 특성상 불용이 발생될 수 밖에 없고 특별회계의 예비비는 개별 법으로 용도를 제한하고 있어 지방정부 재량으로 집행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다수다. 협의회는 "이러한 지방재정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35조원의 순세계잉여금 발생사실만을 가지고 지방 전체가 문제인양 왜곡하고 매도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고 밝혔다. 이원희 한경대 교수는 "(나라살림연구소 보고서가) 자칫 재정분권 흐름을 왜곡시키는 논거로 잘못 인용되어서는 안된다"는 문제의식을 전하기도 했다.

행정안전부도 설명자료를 내 "지방재정의 구조적 여건상 의무 편성·집행하는 국고보조 비중이 커 집행 및 재정운용상 어려움이 있고, 대규모 SOC사업 등 부처협의 토지보상 입찰·계약 등 복잡한 과정으로 충분한 집행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국고보조사업 902개 중 공모사업이 포함된 192개 사업은 연중에 확정, 추경에 반영돼 집행시기가 이월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순세계잉여금이 1801억원(40%)으로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경기 과천시도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적극 해명에 나섰다. 과천시는 "잉여금 과다 주원인은 지역 대부분이 그린벨트인데 대규모 택지개발을 추진하면서 관리계획변경승인에 2년 이상 소요되는 점, 과천지역 토지가액 상승으로 토지매입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천시는 또 "일반회계 순세계잉여금(992억원) 중 449억원은 이미 올해 일반회계 재원으로 활용했고, 남은 543억원은 일자리기금 재정안정화기금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당정은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확대재정관리 점검회의를 갖고 지방재정 집행률이 70%에 불과하다며 계획대로 예산이 집행되도록 지자체와 교육감들에게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협의회측은 "올해 지방정부 예산신속집행 성과는 상반기목표 58.5%대비 2.3% 초과한 60.82%를 집행했다"면서 "지방재정 자율성을 확대해주고 효율적인 재정운영을 가로막는 제도들을 개선한다면 국민 복리는 더욱 증진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지방자치 관련 법률안 개정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twitter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