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애경.HDC현산 대결

이변은 없었다. 7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본입찰 결과, 예상대로 애경그룹(제주항공), HDC현대산업개발, KCGI 등 3개사가 입찰서를 제출했다. 가능성이 거론됐던 SK,GS그룹 등은 끝내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3개 컨소시엄 중 한곳이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된다.

업계에서는 애경그룹-스톤브릿지 컨소시엄,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간 양자대결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KCGI 컨소시엄은 두 후보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KCGI는 전략적 투자자(SI) 없이 본입찰에 나섰다.

애경그룹은 항공업에 대한 운영 경험을 갖고 있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시너지’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애경그룹은 “우리나라 2,3위 항공사간 인수합병을 통해 체급을 키우겠다”며 “규모의 경제효과를 통해 중복비용을 해소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점유율을 확대해 우리나라 국적항공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HDC현산은 자금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이다.

HDC현산이 손잡은 미래에셋그룹은 국내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를 보유하고 있다. 그만큼 자금동원 능력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HDC현산 자체의 현금동원 능력도 뛰어나다. 현금성 자산만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자 대결에서 현산이 다소 유리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번 인수전의 경우 시너지 효과보다 자금력이 더 중요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막대한 부채 등 재정적인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현금수혈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은 660%나 된다. 9조6000억원(연결기준)이 넘는 부채를 안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빌린 비행기 리스부채도 4조2907억원에 달한다.

앞서 채권단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이 "인수가격과 자금지원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양사가 제시한 인수가격은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HDC컨소시엄은 인수금액으로 2조~2조5000억원 가까이 써낸 반면, 애경컨소시엄은 2조원에 못 미치는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초 인수가격은 1조5000억~2조원으로 예상됐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는 약 1주일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완료해 매각을 종료하겠다”고 말했다.

김병국 기자 bg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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