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엔진제조사에 부품계약 23조원 … "협력사중 톱10" 최고파트너상

롤스로이스 엔진공장 가보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리 회사 700개 협력사 가운데 톱10에 꼽힐 정도의 기술력과 품질을 갖추고 있어서 지난해 최고 파트너상을 수상했습니다."

롤스로이스 영국 더비공장 직원이 항공엔진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 롤스로이스 홈페이지


노버트 안트 롤스로이스 구조물-트랜스미션사업 총괄부사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30년 협력관계를 이같이 강조했다.

5일 방문한 롤스로이스 더비공장은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에서 북동쪽으로 두시간 반 차로 달리는 거리에 있다. 이 공장은 최첨단 항공엔진 조립이 한창이다.

신현우(오른쪽)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과 앤디 그리즐리 롤스로이스 터빈사업부장(부사장)이 5일(현지시각) 10억달러 규모 항공기 엔진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100년 넘는 항공엔진제조 역사 = 롤스로이스는 영국제 럭셔리 승용차 브랜드로 널러 알려져 있지만 항공기 엔진 제조사로 더 유명하다. 롤스로이스는 미국의 GE(제너럴 일렉트릭), P&W(프랫 앤 휘트니)와 함께 세계 항공엔진 시장을 좌지우지 한다.

항공엔진제조 역사가 100년이 넘는다. 자동차 브랜드는 1998년 분리됐다.

이날 이례적으로 4명의 총괄부사장이 방문단을 맞이했다. 워릭 매튜 롤스로이스 인스톨레이션사업 총괄부사장은 "더비 생산공장은 롤스로이스의 가장 큰 엔진조립공장으로 최신식 최첨단 엔진인 '트렌트'를 설계하고 조립, 테스트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매튜 부사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한 '엔진 연소기 케이스', '항공기 엔진 케이스', '내부 구조대' 등 핵심 부품들이 이 엔진에 조립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환경규제에 대응하는 전기엔진 등 신규사업에서도 지속적인 파트너관계가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곳 더비공장은 에어버스 A330에 장착되는 트렌트 700엔진, 보잉사 787 드림라이너에 들어가는 트렌트 1000엔진, 최신 항공기 에어버스A330 네오의 트렌트 7000엔진도 함께 조립하고 있다. 롤스로이스가 제작한 민간항공엔진 1만3000개가 현재 운용중이다.

이 가운데 트렌트 900엔진 조립공정 생산동은 3개 엔진을 동시에 조립하고 있었다. 엔진을 수평 또는 수직으로 옮겨가며 여러 단계를 거쳐 완성했다. 자동화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거의 100% 수작업으로 진행했다. 숙련된 작업자들이 신속히 움직이기 보다는 신중하고 정확하게 일을 진행하는 모습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롤스로이스의 협력관계는 35년전인 1984년 군수엔진 정비사업과 창정비를 시작으로 맺어졌다. 현재는 롤스로이스 최첨단 민항기 엔진인 트렌트 시리즈 등 엔진에 장착되는 핵심부품인 케이스와 모듈 등의 제작을 담당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롤스로이스로부터 엔진부품 장기공급계약에 성공해 앞으로 25년에 걸쳐 최대 10억달러(1조2000억원)에 달하는 규모의 최첨단 항공공기 엔진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트렌트 시리즈 터빈부에 적용되는 핵심부품 10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5년간 롤스로이스와 GE, P&W 등 세계 3대 항공엔진 제작사들과 엔진부품 장기공급계약에 성공했다. 수주금액만 198억달러(23조원)에 달한다.

P&W사와는 RSP사업(국제공동개발사업) 파트너로 선정돼 사업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는 평이다.

◆창원공장 엔지니어 기술이전으로 베트남공장 성공 =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베트남공장이 가격경쟁력과 기술력을 확보하고 제품 인증을 받음으로써 롤스로이스와 협력관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 2공장을 착공했고 3공장을 검토중인데 모두 롤스로이스 물량으로 채워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은 "창원공장 엔지니어의 기술이전으로 성공한 베트남공장 사례를 기반으로 단주기 공급계약으로는 세계 넘버원이며 RSP사업으로는 톱5가 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미국 항공엔진부품 전문 제작업체인 이닥(EDAC)사를 인수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했다. 지난해 기준 8600대 이상 엔진을 누적 생산한 국내 유일의 가스터빈 엔진 제조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1일 3분기 실적이 매출 1조3125억원, 영업이익 57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26.2%, 영업이익은 217.2% 각각 늘어난 셈이다.

더비(영국) =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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