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와 협력을 통한 '착한 기업'의 장기적 성과 창출 장려해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과가 기업의 재무활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ESG 등급이 높은 기업일수록 신용등급도 높아 자금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ESG 우수기업의 성과는 장기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본래의 취지에 맞다며 투자자와의 협력을 통한 '착한 기업'의 장기적 성과 창출을 장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SG 관리가 자금조달 비용 낮춰 = 12일 대신지배구조연구소가 올 상반기 기업의 ESG 등급과 회사채 신용등급 간의 상관관계를 분포를 살펴본 결과 기업 ESG 등급과 신용등급 간의 관계에서 양의 관계가 확인됐다. 이는 개별 기업 차원의 ESG 등급과 외부 자금조달 비용을 분석하기 위해 조사한 결과다.


국가차원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투자평가사인 '로베코샘(RobecoSAM)'이 조사한 국가 차원에서 신용등급과 국가 ESG 등급 간의 관계에서도 양의 관계가 나타났다.

이는 국가 차원의 ESG 관리가 자금조달 비용을 낮춰 사회적 비용을 절약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성엽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은 "기업의 입장에서는 ESG 정보의 공개 및 확대에 대해 소극적인 경향이 있는데 기업의 ESG 정보 공개가 궁극적으로 기업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다"며 "기업들은 다양하고 객관적인 ESG 정보 공개를 확대할 필요가 있고 투자가들도 공개된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투자의사 결정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책임 경영 및 책임투자, 중장기적으로 =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이행 성과는 ESG로 측정되어 책임투자의 지표가 된다.


장윤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기업은 사회책임 경영을 통해 브랜드가치를 높여 명성과 같은 무형적 자산의 가치를 제고하고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며 "사회책임 경영과 재무성과는 이론적, 실증적으로 그 연관성이 입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CSR, ESG 우수기업의 성과는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업은 이해관계자 관리를 통해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며, 투자자와의 우호적 관계를 통해 장기적 주주가치를 창출한다.

책임투자는 기업 및 극단적 주주행동주의에 의한 단기 이윤 추구를 지양하고, 기업 및 전체 사회 경제의 중장기적 성과에 따른 수익을 추구한다. 때문에 착한기업의 수익률은 단기가 아닌 중장기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장 연구원은 "기업의 재무적 성과와 함께 비재무적 성과를 고려할 경우 기업과 사회, 투자자의 동반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최근 단기적 주주가치 제고의 극대화에 따른 부작용이 논의되고 있다.

재무적 성과에 치중해 영업, 마케팅, 회계, 주주의 이익에 관한 전략에 매진하고 좋은 상품을 제공하거나 이를 위한 연구개발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극단적 주주 중심주의의 한계 논의와 함께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책임 및 ESG, 즉 지속가능경영에 관한 기업지배구조의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월 미국의 유수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제 단체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한 최고경영자(CEO)들은 수십년간 충성했던 '주주 자본주의'를 깨고, 기업이 지역사회에도 봉사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 이후 자본주의가 급속히 퍼지면서 지구촌 대다수의 경제 여건은 과거보다 나아졌지만 경제적 불평등은 심화되고, 하층 노동자들의 삶은 더 나아지지 않은 점을 반성했다.

이들은 성명서에 회사의 공통된 목적으로 고객에 대한 가치 전달, 직원에 대한 투자, 공급망에 대한 공정하고 윤리적인 대우, 지역사회 공헌, 장기적 주주가치 제고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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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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