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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한면택 워싱턴 특파원 현장보고]

66년 한미동맹 최악의 난파위기 … 출구를 찾아라

등록 : 2019-12-02 13:30:57

66년된 한미동맹이 방위비 분담금 대치와 주한미군 감축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GSOMIA 지소미아) 갈등, 북한의 도전, 미중 파워 게임 등에 얽히고설키면서 최악의 난파위기에 빠졌다.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이른바 일레븐 아우어(마지막순간)에 종료연기 결정을 내려 중대 고비를 넘겼으나 한일갈등을 해소하는 길은 아직도 멀어 보인다.

방위비분담금 인상 강요 미국 규탄 결의대회│11월 30일 서울 중구 미국대사관저 인근에서 열린 한미동맹 파기, 방위비 분담금 강요 미국 규탄 민중당 결의대회 민중당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게다가 한미 간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서울에서 보기 드문 파행을 겪은데 이어 이번주 3일과 4일 워싱턴에서 협상을 재개키로 해 분수령을 맞고 있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결렬된다면 예측불허의 결정을 내려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펜타곤의 강력 부인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 2만8500명 중에 최대 6500명까지 감축하는 감군카드를 꺼내들지 주목된다.

북한은 스스로 정해놓은 연말시한 안에 자신들에게 유리한 양보나 조건, 상황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다른 길로 치달을 수 있다는 위협의 메시지를 보내며 최대 압박 작전을 펴고 있다. 여기에 중국과 러시아까지 본격 개입할 태세를 보여 한반도 안보 사안들이 얽히고설키면서 66년된 한미동맹을 최악의 난파위기에 몰아넣고 있다.

한미동맹이 출구를 찾기 위해서는 트럼프행정부가 방위비 분담금 5배 인상 요구부터 하향 조정하고 한·미·일 3개국이 일단 국가안보 우선으로 균형추를 잡아야 한다고 워싱턴 전문가들은 권고 했다.

출국하는 드하트 대표│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의 미국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11월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한미동맹 최악의 위기에 빠져 = 2019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달 12월에 66년된 한미동맹이 최악의 난파위기에 빠졌다는 적색경보가 울리고 있다. 부시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리처드 아미티지 전 부장관과 한국계 빅터차 CSIS(전략국제문제 연구소) 한국석좌는 최근 워싱턴 포스트에 실린 공동 기고문에서 "66년 된 한미동맹이 난파위기(Deep trouble)에 빠져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그 근거로 크게 세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지소미아는 문재인정부가 마지막 순간 종료연기를 결정해 중대 고비를 일단 넘겼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다. 역사문제, 법적문제를 일본이 경제보복으로 끌고 갔고 한국은 안보문제로 맞대응했다. 한국이 일레븐 아워(마지막순간)에 종료연기를 결정한 것은 현명한 선택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신경전을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이미 팽배해진 한일 양국 간 불신 등 데미지는 부정적 여파를 계속 미치게 된다고 미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지소미아 문제는 한·미·일 3각 공조가 쇠퇴하는 신호로 해석돼 북한이 미국의 추수감사절에 맞춰 초대형 방사포 추정 발사체를 발사해 연말 시한내 양보를 이끌어 내려는 최대압박의 강도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도 틈새 파고들기를 시도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모스크바를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에게 새로운 평화 방안을 제시하고 한반도 문제에 본격 재개입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인 듯 북한외교의 실세로 꼽히는 최선희 제1부상은 그녀를 새로운 파트너로 지목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의 새 협상제의를 일단 거부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협상에 나설 태세를 보이고 있다.

둘째,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을 현행 연간 8억9600만달러에서 50억달러로 5배 이상 한꺼번에 올리라고 요구하고 서울 협상을 파행시키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한미동맹을 난파위기에 더 깊숙이 몰아 넣고 있다고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과 빅터 차 한국석좌는 지적했다. 한미양국은 12월 3일과 4일 워싱턴에서 협상을 재개키로 했으나 미국 측이 기존요구에서 후퇴하지 않으면 한미동맹이 더욱 요동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미 전문가들이 걱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택에 조성된 캠프 험프리 미군기지에 투입한 110억달러 중에서 한국이 90%나 부담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문재인정부가 도저히 받아줄 수 없는 5배 이상 인상을 고집한다면 한미동맹을 난파 위기에 빠트리는 것은 물론 반미감정을 촉발하게 될 것으로 이들은 경고했다. 내년 4월 15일 총선을 치러야 하는 문재인정부로서는 한꺼번에 5배 이상 올려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억지를 수용하는 것은 정치적 자살행위가 될 것이므로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미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셋째, 북한의 도전과 중국, 러시아의 개입 움직임에 한국이 동조하는 태도로 미국에서는 받아들여져 한미 동맹을 더욱 흔들리게 하고 있다고 미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북한의 잇단 미사일이나 초대형 방사포 추정 발사체 발사에 대해 문재인정부는 여전히 군사위협을 간과 하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문재인정부는 미중 무역전쟁과 파워게임 와중에서도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RCEP(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에 참여하고 있고 한중 군사협력 강화까지 공표했다.


◆트럼프 주한미군 감축 카드까지 꺼내나 = 펜타곤이 강력 부인했으나 예측불허의 행동을 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수천명 감축카드까지 꺼내들 위험이 아직 남아 있다고 아미티지 전 부장관과 빅터 차 한국석좌는 경고했다. 현재까지 일부 언론들이 보도했으나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강하게 부인하며 보도철회까지 요구했던 주한 미군 감축카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전면 철군까지는 아니더라도 1개 여단 병력 4000명 정도를 감축한다는 내용이다. 주한미군 2만 8500명 중에서 1개 여단 4000명을 감축하더라도 한반도 안보가 위태로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한 부정적 역풍을 불러올 것으로 우려된다.

미 국방부의 강력 부인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것으로 보이지만 워싱턴에서는 워낙 예측하기 어려운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내들지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다. 국방수권법에 따라 미 의회가 주한미군을 2만2000명 아래로는 줄이지 못하도록 막고 있으나 그 법을 따른다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의 2만8500명에서 6500명은 줄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미 전문가들은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쓴다면 미국외교의 대참사가 될 것이며 미국의 고립주의로 해석돼 동맹들이 정말로 와해위기에 빠지고 세계패권을 중국에 넘겨주는 우를 범하게 될 것으로 미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한·미·일 조속히 출구 찾아야 = 워싱턴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한·미·일 3국이 하루속히 한미동맹을 위기 속에서 건져내고 한일 갈등을 일단 해소하며 한·미·일 3국 공조를 되살릴 수 있는 출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미국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현재 위기를 넘기려면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한·미·일 3개국이 일단 한발씩 물러서서 국가안보를 최우선시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현재 한국에겐 실질적인 위협이고 일본에게도 실제위협에 근접해 있으며 미국에게는 결정적인 안보이익을 위협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맥스웰 연구원 등 미 전문가들은 이를 토대로 문재인정부도 북한이 최근 쏜 초대형 방사포가 남한전국을 사정거리로 두고 있는 만큼 실질적인 위협으로 공개 인식하고 안보를 우선시하는 입장으로 전략을 짜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한일 갈등 해소, 한·미·일 3국 공조 복원에 더 주력해야할 것으로 권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동맹 조차 거래상대로만 취급해오고 있기 때문에 한미동맹은 물론 미일 동맹, 나토동맹 등에서 모두 균열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동맹관계를 재고해야 한다고 워싱턴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적으로 비현실적인 요구인 한국에게 방위비 분담금 연간 50억달러 전액을 내라는 무리수는 철회해야 한다고 미 전문가들은 촉구하고 있다. 스콧 스나이더 미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현재 한국에 분담금을 5배 인상하고 새로운 항목을 추가하려는 것은 한국이 부담할 한계를 넘어선 것으로 미국이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미국대사는 "한꺼번에 5배를 인상하라는 것은 정치적으로 비현실적인 요구"라며 "미국은 단계적 인상안으로 바꾸고 한국은 현재보다 약간 올려 잡아 절충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면택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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