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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검찰수사관 사망' 검찰 수사에 영향 불가피

'김기현 주변 의혹 경찰 수사' 청와대 관여 의혹 풀어줄 '키맨'

검찰 "고인과 협의해 1일 출석 예정 … 유가족에 깊은 애도"

황운하 "공정한 재조사 해야 … 특검 또는 제3 조사기구 제안"

등록 : 2019-12-02 11:13:08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밑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던 검찰 수사관이 1일 사망하면서 경찰이 이른바 '김기현 첩보'를 하명수사했다는 의혹을 규명하려는 검찰의 수사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피고소·고발인인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은 검찰 수사에 문제를 제기하며, 공정한 재조사를 위해 특검 또는 제3의 조사기구를 제안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지난달 25일 울산지검에서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에 대한 고소·고발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황 청장이 울산경찰청장 시절 청와대로부터 김 전 시장 주변의 비위 첩보를 넘겨받아 수사를 함으로써 선거에 부당한 영향을 끼쳤는지를 규명하는 수사다. 검찰은 첩보를 경찰에 내려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선거 개입을 하려고 했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수사상황 챙겼다는 의혹 = A수사관은 청와대로 파견돼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원으로 재직할 당시인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지방경찰청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주변의 비위 혐의를 수사한 일과 관련해 불거진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에 연루됐다고 지목된 인물로 알려졌다.

당시 청와대에서 경찰청에 이첩한 김 전 시장 주변 비위 첩보가 울산경찰청으로 하달돼 수사가 이뤄졌는데, 민정비서관실 소속 행정관들이 울산으로 내려가 수사상황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A수사관은 당시 울산으로 내려간 인물로 지목되고 있으며, 앞서 울산지검에서도 조사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청와대 파견근무를 마치고 올 2월 검찰로 복귀해 서울동부지검에서 근무해왔다. 그러나 동부지검이 맡아 온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관련 감찰무마 의혹 수사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은 백 전 비서관의 손에 있던 첩보 문건이 반부패비서관실을 거쳐 경찰청과 울산경찰청으로 전달된 후 수사가 시작됐다는 점이다. 문건을 누가 작성했는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A수사관이 첩보 문건의 작성과 이첩 경위 등 전반적인 과정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었다. 하명 수사·선거개입 의혹의 실체를 따지기 위해 반드시 진술을 받아내야 할 '키맨'으로 여겼던 것이다.

◆검찰 "사망경위 의문 없도록 철저히 규명" = 당초 A수사관은 이날 오후 6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에 출석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은 "고인과 일정을 협의해 오늘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다"며 "고인은 오랫동안 공무원으로 봉직하면서 강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성실하게 근무해오신 분으로 이런 일이 발생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은 최근까지도 소속 검찰청에서 헌신적으로 근무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검찰은 고인의 사망 경위에 대해 한 점의 의문이 없도록 철저히 규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김 전 시장 주변의 비리 첩보가 생성·이첩되고, 경찰 수사가 이어지는 과정 전반을 놓고 논란이 커진 상황에서 A수사관의 사망은 검찰의 실체 규명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A수사관처럼 사건 전반에 관련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참고인은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사망 전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말과 함께 심리적으로 힘들었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황운하 "경찰·검찰 양쪽 의견서 모두 공개" = 황 청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에 불만을 나타냈다. 검찰이 오히려 수사를 방해한 사건이라며, 특검이나 제3의 조사기구를 통해 공정한 재조사를 촉구했다.

황운하 청장은 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당시 경찰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었다면 김기현 전 울산시장을 입건해서 소환조사했을 것이며, 충분히 그렇게 할만 했다"며 "하지만 경찰은 곧바로 (김 전 시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전환시키고 소환조사도 하지 않았다"며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신중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경찰 수사결과에 대해 검찰이 장문의 불기소 결정문으로 무혐의 처리한 것에 대해서도 황 청장은 공정한 재조사를 요구했다.

그는 "검찰의 (불기소) 결정문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장문의 (경찰)보고서가 작성되어 있는 것으로 한다"며 "경찰과 검찰 양쪽의 의견서를 모두 공개하고 공정한 재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이 무리한 수사를 한건지, 검찰이 불순한 의도로 무리한 불기소결정을 한 것인지 따져보아야 한다"며 "그러잖아도 경찰은 작년 7월 송인택 울산지검장이 부임한 이후 노골적인 수사방해로 이른 바 '김기현 전 시장 측근비리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황 청장은 "울산경찰은 고래고기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그래서 특검을 거듭 제안한다. 특검이 어렵다면 공정성이 담보될 수 있는 제3의 조사기구를 제안한다"고 주장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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