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집계 -11.7% 기록

중국 -3.2%, 일본 -1.2%

중국·반도체 비중 큰 탓


우리나라 수출감소율이 상위 10개국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분쟁, 세계경기 둔화, 브렉시트 불확실성 등으로 10개 국가 수출이 이탈리아를 제외하고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한국의 감소폭이 유난히 컸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9월 기준 상위 10개국 수출감소율(전년 동기대비)은 한국이 -11.7%로 가장 높았고, 영국 -9.2%, 홍콩 -6.2%, 네덜란드 -3.7%, 미국 -3.3%, 중국-3.2% 순이었다. 이어 프랑스 -2.3%, 독일 -1.3%, 일본 -1.2%이 뒤를 이었다.

이탈리아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증가했다. 9월 실적은 세계무역기구(WTO)가 집계한 가장 최근 자료다.

한국은 지난해 10월만 해도 수출증가율이 22.5%로 상위 10개국 중 가장 높았으나 1년 만에 곤두박질쳤다. 올 6~8월에도 한국의 수출감소율은 각각 -13.8%, -11.1%, -13.9%로 영국(7월·8월), 홍콩(6월)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수출감소폭이 더 큰 이유는 대중국 수출비중이 크고, 반도체 등 특정품목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증감율은 올해 들어 단 한차례도 증가세를 보인 적이 없으며, 8월 -21.6%, 9월 -21.9%, 10월 -16.9%, 11월 -12.2%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 1~11월 기준 25.0%에 이른다. 2018년 26.8%보단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전체 품목중 수출비중이 17.4%에 달하는 반도체는 올 11월 누계 848억달러로 전년대비 -26.2%를 기록했다. D램가격 회복지연 등이 주요인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수출 마이너스 행진이 12개월째 이어지면서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최장기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6월부터 6개월 연속 두 자릿수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수출 붕괴가 현실화하고 있다. 사실상 2년 연속 수출 6000억달러는 물거품이 됐다.

이런 추세라면 2009년(-13.9%) 이후 10년 만에 연간 두 자릿수 수출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12개월 연속 수출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2008~2009년과 저유가 쇼크로 19개월 연속 역주행했던 2015~2016년 이후 최악의 수출 불황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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