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검찰공정수사촉구위 설치…검 개혁 의지

검찰, 대통령비서실 압수수색 … 권력핵심 겨냥

심각한 표정의 민주당 검찰공정특위 |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검찰공정수사촉구특별위원회에서 설훈 위원장, 이종걸, 백혜련, 이상민 의원 등이 심각한 표정으로 사진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수사’ 의혹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의혹에서 촉발된 청와대·여당과 검찰의 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검찰은 대통령 비서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며 직접적으로 청와대를 겨냥하기 시작했고, 청와대는 공석인 법무부 장관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하며 검찰개혁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민주당도 검찰공정수사촉구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정면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의혹의 실체가 어떻게 드러나느냐에 따라 청와대·여당이나 검찰 어느 한쪽은 치명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5일 추미애 의원을 신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문 대통령 지시에 따라 법무부와 검찰이 검찰개혁안을 마련해 추진해왔으나 수장이 공석이다보니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민주당도 검찰과의 전면전에 나선 모습이다. 설훈 검차공정수사특위 위원장은 이날 첫 회의를 열고 “(검찰이) 짜 맞추기 수사로 청와대 ‘하명수사’라는 없는 의혹을 만들고 있다”며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공정수사촉구 특위는 검찰의 정치개입과 수사권 남용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도에서 민주당이 전날 구성한 기구다.

설 위원장은 “검찰이 피의사실 유포와 자유한국당 봐주기 수사, 청와대 표적수사로 검찰개혁 법안 논의를 좌초시키려 하고 있다”며 이번 검찰 수사의 의도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하명수사’에 대한 특검 요구도 제기해놓은 상태다.

청와대도 검찰이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나섰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김 전 시장 ‘하명수사’ 의혹을 촉발한 첩보의 제보 경위와 이첩 경과를 자세히 설명하면서 1일 자살한 백 모 수사관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백 수사관이 청와대의 압박으로 목숨을 끊었다는 의혹을 정면 반박하며 오히려 검찰의 강압수사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같은 날 검찰은 유재수 전 부시장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비서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3일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의혹에 대해 경고하자마자 압수수색을 실시하며 수사의 칼날을 직접적으로 청와대에 들이댄 모습이다. 이날 압수수색은 6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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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홍 김선일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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