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 부의장 역임하고 원내대표?

유기준 - 4전 5기 도전, 이번엔 성공?

강석호 - 영남출신 중도확장 가능할까

윤상현 - '도로친박당' 비판 돌파 난제

자유한국당의 새 원내대표를 뽑는 의원총회가 9일 열린다. 임기가 사실상 내년 총선까지 5개월에 불과하지만 무거운 자리다. 당이 사활을 걸고 있는 '패스트트랙' 정국을 해쳐나가야 한다. 의원들의 '밥그릇'이 걸린 선거구획정 등 까다로운 업무도 소화해야 한다.

심재철 의원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최근 '월권' 논란이 일고 있는 황교안 대표 리더십에 대한 중간평가도 성격도 있다는 분석이다. 황 대표의 의중이 누구에게 실릴지, 누가 얼마나 득표를 할지 관심이 모인다.

현재까지 출사표를 던진 사람은 심재철(5선·경기 안양 동안을) 유기준(4선·부산 서동) 강석호(3선·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윤상현(3선·인천 미추홀) 의원 등 4명이다. 주호영(4선·대구 수성을) 의원(선수 순)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신 계파로 분류해 보면 심·강 의원은 비박(근혜), 유·윤 의원은 친박 출신이지만 강점·약점은 4인 4색이다.

후보군 중 최다선인 심 의원은 수도권 지역구에 국회부의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청와대 등 정부부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공개, 기획재정부와 맞붙으며 이름이 오르내렸다.

유기준 의원

원내대표 경선에 나오기엔 부의장을 역임한 관록이 다소 무겁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소 특정 계파 소속이 아님을 강조해 온 점이 득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미지수다.

유 의원은 친박계 출신이지만 2016년 원내대표 경선 당시 처음으로 '탈계파' 선언을 한 바 있다. 그만큼 윤 의원에 비해 계파색이 옅다. 황 대표의 입당과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전 정지작업에 공을 들였다. 이른바 '친황' 그룹이다. 2017년과 2018년에도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지만 여러 이유로 성사되지 못했다.

강석호 의원

강 의원은 현재 당내 소수인 비박계 출신이지만 탈당 행렬에 가담하지 않았다. 친박계 출신 의원들과의 관계도 우호적인 편이다. 충청권 친박 재선인 이장우 의원을 러닝메이트(정책위의장)로 확정했다.

중도 외연확장 의지가 높다는 평가지만 지역구는 영남이라는 점이 감점요인이다. 위기돌파의 리더십을 확인할 기회가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의원은 심 의원과 마찬가지로 수도권 지역구에 원내수석부대표·사무총장을 역임하면서 당내 실무에 밝다는 장점을 내세운다. 전략가 이미지가 강하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역임하는 한편 보수통합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내기도 했다.

윤상현 의원

그럼에도 '친박' 이미지가 뿌리깊다는 점은 치명적이라는 지적이다. 원내대표 선출 시 '도로친박당' 이미지가 굳어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황 대표와의 교감을 과시한 것을 놓고도 뒷말이 나온다. 한 의원은 "박 전 대통령에게는 누님이라 했다더니 황 대표에겐 형님이라고 할 셈이냐"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한편 당 일각에서는 원내대표 경선 출마의 조건으로 '총선 불출마'를 내걸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영우 의원은 6일 TBS라디오에 출연, 후보들을 향해 "내년 총선에서 좀 불리해질 것 같으니까 원내대표 되려고 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막 돈다"며 "내년 불출마 선언을 하고 원내대표 나오면 가능성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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