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 검찰개혁 강조할 듯

"김기현 전 시장 측근사건 검찰불기소가 문제"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란 책을 출판한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9일 오후 7시 대전시민대학에서 북 콘서트를 연다. 황 청장은 책에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수사구조 개혁이 시대적 과제이자 국민적 염원"이라며 "정의와 공정성이 보장되는 민주적 형사사법제도를 만들어 국민에게 이익이 돌아가게 하기 위해 책을 출간한다"고 밝혔다.

책은 검찰과의 전쟁 등 4개 소제목으로 구성됐으며, 평소 신념인 검찰개혁을 주로 담았다.

최근 재조명 받는 고래고기 환부사건에 대해 "고래고기 불법 유통조직을 적발해 밍크고래고기 27톤을 압수했는데 검찰이 이중 21톤을 돌려줘 막대한 이익을 보게 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수사에 나섰다"면서 "불법유통을 방치하거나 부추기고, 고래고기를 압수해 폐기하려는 경찰의 업무를 방해한 검사에 대한 조사를 시도했으나 검찰의 비협조 속에서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청와대 하명수사 논란으로 번진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위 수사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황 청장은 "이 사건의 본질은 경찰이 부패척결 의지를 갖고 현직 시장 측근들의 토착비리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인 것"이라며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곧 경찰의 무리한 수사를 뜻하는 것이 아닌데도, 정치권 일부에서 무분별하게 경찰 수사를 비난해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황 청장은 2017년 울산지방경찰청장 당시, 아파트 인허가에 개입해 거액을 약속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고발된 김 전 시장 동생과 아파트 건설현장에 특정 레미콘 선정을 강요한 혐의(직권남용)를 받았던 시장 비서실장 등에 대해 수사를 했다.

하지만 검찰은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처분했다.

그는 조 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와 관련 "야당과 언론의 의혹 제기를 빌미로 (검찰이) 비상식적인 수사권을 발동했다"면서 "'털어 먼지 안 날 사람 있어? 그럼 장관임명 무산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 이런 의도로 상황을 악화시킨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만하다"고 평가했다.

황 청장은 이번 북 콘서트가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행보라는 해석을 경계했다. 황 청장은 전화통화에서 "정치인 행사처럼 보일 것 같아서 당초 안 하려고 했으나 주변권유로 열게 됐다"면서 "책 홍보에만 주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황 청장은 내년 총선출마를 위해 명예퇴직을 신청했지만, 경찰청은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아 출마가 사실상 무산됐다. 공직자가 내년 총선에 출마하려면 다음 달 16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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