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주요 신흥국 증시 중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한국 증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국이 산타랠리를 맞는 가운데 한국만 소외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투자자의 대표 참고지표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 정기 변경 등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12일 주요 증권사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30억2500만달러 순매도했다. 주요 10개 신흥국 중 순매도 금액이 가장 컸다. 한국 다음으로는 브라질이 -21억1500만달러, 인도네시아 -4억9300만달러, 필리핀 -2억5900만달러, 태국 -2억5500만달러 순으로 순매도액이 컸다. 반면, 인도에서는 31억5000만달러 순매수세를 보였다. 대만에서는 19억6000만달러, 파키스탄은 900만달러를 사들였다.

문제는 이달 들어서도 한국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가 이어진다는 점이다. 첫 주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6억8200만달러어치를 팔아치워 순매도 규모는 10개국 중 1위였다. 반대로 인도의 경우 31억5000만달러 어치를 순매수했고 대만 역시 19억6000만달러를 사들이는 등 순매수 행진을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달 단행된 MSCI 지수 정기 변경에 따른 영향이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6일 MSCI는 중국A주(중국 본토 증시 상장주식)의 EM 지수 3차 편입에 따른 지수 정기 변경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EM 지수 내 한국 기업 비중이 줄게 돼 한국 증시에서 글로벌 투자자금이 꾸준히 빠져나간 것이다. 또 북미 간 강경 대치가 이어지며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부각된 점도 악재로 꼽힌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외국인 매도가 두드러진 5월과 8월, 11월은 MSCI 지수의 중국A주 편입 비중이 높아진 시기와 겹친다”며 “반대로 비중 조절이 일단락된다면 향후 외국인 수급 기대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11일(현지시간) 주식 거래가 시작된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회사 아람코가 MSCI EM 지수에 새로 편입되면 한국 비중은 더 줄어들게 될 것으로 보여 외국인 투자자의 추가 매도 우려는 여전하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아람코가 MSCI EM 지수에 편입되면 중국의 비중 감소폭이 0.15%p로 가장 크고 대만과 한국은 0.05%p 비중 축소가 각각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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