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청년일자리창출정책 다각 추진

'청년·일자리·공동체' 초점 맞춤형 정책

이재성(26)씨는 경북 문경에서 수제맥주를 생산하는 가나다라브루어리에서 실무경험과 관련분야에 네트워크를 쌓으며 청년양조가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경북 상주의 '상주다움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일하는 박은정(36)씨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생태귀농을 선택해 지역순환경제를 고민하는 청년이다. 지역에서 매주 1회 돌봄교실 활동을 통해 지역주민들과 유대관계를 넓히고 있다.

이상수·한재경 커플은 2018년 경북의 오지로 통하는 영양군에 정착했다.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어린이집 교사와 조리사로 일했던 청년들이다. 이들은 영양군에 들어와 산나물인 어수리를 활용한 건강한 밥상 메뉴를 개발해 관광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서울 등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경북도내 곳곳으로 귀촌한 청년들이 새로운 삶의 터전을 가꿔가고 있다. 아직 귀촌생활 초기단계지만 일자리와 여유, 생활 등에서 빠르게 적응하며 자신의 꿈과 지역의 부활에 희망과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청년이 자연친화적으로 키운 청송사과 사이소"│이석모(오른쪽 세번째)씨는 지난 8월부터 도시청년 지역상생사업으로 경북 청송군 부남면으로 이주해 청년기업 ㈜청년연구소의 대표를 맡아 자연친화적으로 키운 사과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가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청년일자리 창출을 통한 공동체 복원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경북도 청년일자리창출정책의 개념과 원칙은 '일자리는 경북의 희망이고 미래이며 좋은 일자리는 기업에서 만든다'이다.

경북도는 농촌을 중심으로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고령화가 가속화되는데다 청년인재는 지역을 떠나는 악순환 때문에 인구소멸 위험지역으로 떠오르고 있어 무엇보다 청년일자리 정책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말 기준 경북 청년인구(15~39세)는 73만5000명이다. 이는 전국 청년인구 1664만3000명의 4.4%다. 올해에만 전입은 10만3381명이나 전출은 11만3903명으로 총 1만522명의 순유출이 발생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5년간 지속되고 있다. 지난 5년간 매년 평균 8051명의 청년 인구가 유출되고 있다.

따라서 경북도는 지역에 청년이 모여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고 마을공동체 복원에 이르는 경북만의 일자리 정책을 개발해 그 성과를 만들어 내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한 해법을 마련하지 못하면 소멸의 길은 가속화될 수 밖에 없는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디행스럽게도 최근 경북의 고용률이 소폭이나마 개선되고 있어 희망의 불씨를 제공했다.

지난 9월 통계청 발표 '2019년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경북도 고용률은 62.5%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3%p 상승했다. 전국 평균보다 1.1%p 높았다. 반면 실업률은 2.7%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p나 대폭 감소했다. 전국 평균보다 0.3%p나 낮았다.

경북도 산업의 양대축인 포항과 구미에 있는 중견규모 이상 기업의 채용이 조금씩 늘어났고 경북도가 추진하는 각종 일자리정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면서 고용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경북도는 풀이했다.

◆경북형일자리모델 LG화학 유치 = 경북도의 기업을 통한 일자리창출정책은 맞춤형과 상생형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른바 경북형일자리모델이다. 대표적인 성과가 경북형 일자리 모델의 1호 모델인 구미형 일자리를 통한 LG화학의 투자유치 성공이다.

LG화학은 구미국가산업단지 제5단지에 5000억원을 신규투자해 6만여㎡의 공장을 건립하고 직접과 간접으로 1000명을 고용해 연간 양극재 6만톤을 생산하기로 했다.

도는 정부의 국비지원과 자체 아이디어 발굴을 통해 지역사회에 필요한 다양한 청년일자리를 발굴해 제공하고 있다.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을 통해서만 올해 38개 사업에서 3144명의 일자리를 청년들에게 제공했다. 경북도는 내년도에도 올해에 이어 전국 최고인 국비 331억원을 확보해 37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빠르게 정착중 = 청년일자리 사업 가운데 외지 청년의 도내 유입으로 지역 활력화 선도모델을 찾기위한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사업은 빠르게 정착되고 있다.

이 사업은 2017년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해부터 국가사업으로 선정, 국비까지 지원받고 있다. 현재까지 외지 청년 등 115팀 200명이 창업과 창직사업을 펼치고 있다. 경북도는 내년에도 142명의 외지 청년에게 사업화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지역청년의 외지유출을 막기 위해 시행한 청년마을일자리 뉴딜사업도 국가 사업화됐다. 도는 올해 35팀 73명의 도내 청년들에게 6차산업 관련 창업사업화를 지원했으며, 내년에는 113명의 청년들에게 사업화자금 등을 지원해 청년의 지역안착을 도울 계획이다. 청년행복 뉴딜프로젝트는 청년문화, 여가 등 청년활동공간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사업이다.

도는 지역 특성과 청년 의견을 반영한 청년특화지구를 조성해 청년 일자리와 활동 공간을 함께 만들어 주는 종합 패키지 사업으로 올해 4개 시범 사업을 선정했다.

도시재생구역내 청년 창업공간을 조성하고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청년 신골든 창업특구 조성'사업, 전통시장내 작은 미술관 등 청년친화 환경조성과 전문 컨설팅을 제공하는 '청년 문화마켓지원'사업, 대학로 일원에 청년 창작·창업·공연·전시 등 청년문화 거리 조성과 거리 예술제 등을 추진하는 'Y-STAR 프로젝트', 청년 창업교육장, 청년커뮤니티 공간 등 희망아지트 구축과 함께 청년과 주민과의 협력을 통한 지방 회생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청년 희망팩토리'사업 등이다. 내년에도 공모를 통해 계속된다.

◆도전하는 청년커플 유치에도 적극 = 경북도는 소멸 위기에 몰린 지역에 청년들의 정착을 유도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청년커플 창업지원사업도 지난해부터 추진했다.

청년 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이 사업은 경북도내 지역에 창업 및 창직을 희망하는 만39세 이하 커플 중 1인 이상이 공고일 전일 기준 12개월 이상 경상북도 이외의 지역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청년커플을 대상으로 한다.

지난해 1기팀 모집 시에는 총 44팀 88명이 접수해 10개팀 20명을 선발했으며, 청년부부 뿐만 아니라 가족단위 유입과 출산에 따라 적은 인원이지만 인구 증가와 지역주민 고용창출 효과도 가져왔다.

내년에도 10쌍(20명)을 대상으로 경북의 문화, 특산물 등 지역자원을 활용한 창업과 창작활동 등으로 청년들의 참신한 아이템과 톡톡 튀는 창업 아이디어를 접목하게 할 계획이다.

영양군 '어수리 나물을 이용한 건강한 밥상'팀, 상주 '우리애 살고 마을애 살고'팀, 안동 '그림애컬쳐하우스'팀 등은 지역 정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또 상주시에 '우리애 살고 마을애 살고'팀은 교육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청소년들의 학업성취도 향상 및 자기주도 학습의 장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안동 '그림애컬쳐하우스'팀은 벽화마을과 연계한 그림책방과 카페를 운영하면서 마을축제 참여와 마을주체사업 워크숍 장소로 제공하는 등 지역 활력화와 주민들과의 상생에도 앞장서고 있다.

◆서울 등 다른 지자체와도 손잡아 = 경북도가 올해 신규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도시청년 지역상생 고용사업은 서울시의 도시청년과 경북도의 지역기업을 연결해 일 경험과 지역사회 공헌활동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지역에 대한 의미를 재인식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일명 '청정경북 프로젝트'(청년이 머무는 지역)다.

현재 도내 5개 지역 19개 기업에서 45명의 서울청년이 지난 8월부터 내년 1월까지 6개월간 주 4일은 근무하고 1일은 지역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월 220만원의 급여와 기업이 제공하는 복리후생 혜택을 제공받는다.

◆경북형 고졸취업활성화 대책도 추진 = 도는 고졸취업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경북형 '학(學)잡(JOB)&아(兒)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고졸청년을 대상으로 취업에서 지역안착까지 생애주기별로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내년부터 확대 추진된다. 신규사업도 추가해 고졸청년이 성공할 수 있는 지역사회 선도모델로 만들어 나간다는 게 경북도의 방침이다. 현장실무교육, 학위취득, 전문기술교육, 역량개발, 농업계고 창업지원, 주거안정과 자산형성 등 8개사업에 97억원을 투입했다. 올해만 1250여명의 고졸취업청년들이 혜택을 받았다.

◆산업구조변화 대비 인력양성에 통큰 투자 = 경북도는 산업구조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장기 프로젝트로 인력양성사업에도 거액을 투자한다. 대구시와 손을 잡고 '대경 혁신인재 양성 프로젝트'(HuStar)에 향후 4년간 670억원을 투입해 미래산업 8대 분야의 혁신인재 30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8대분야는 AI·SW 바이오 에너지 미래형자동차 ICT 로봇 물 의료 등이다.

휴스타 사업은 기업수요를 반영해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우수 인재들이 지역에 남을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지자체 최초 대구경북형 인재양성사업이다.

최근 실시한 혁신아카데미 1기 교육생 모집은 약 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 7월 역량이 우수하고 사업추진 의지가 높은 7개 사업단이 선정돼 지난 10월부터 혁신아카데미 1기 교육생 149명(경북 4개분야 83명, 대구 3개 66명)을 대상으로 총 8개월의 고급현장 실무교육(5개월)과 기업인턴과정(3개월)을 운영중이다. 7개 사업단은 경북혁신아카데미 4개(로봇·미래형자동차·바이오·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대구혁신아카데미 3개(로봇·의료·정보통신기술)다.

이밖에 경북도는 △1사-1청년 더 채용 릴레이 운동 △청년근로자 행복카드 지원 △중소기업 인턴사원제 △청년 근로자 사랑채움사업 △청년 행복주택 디딤돌사업 등 중소기업과 청년을 연결해 지원하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중이다.

김호진 경북도 일자리경제산업실장은 "청년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창업과 창직으로 이어진다면 청년들이 떠나고 고령화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면서 "농촌에서 삶과 여유, 보람을 찾을 수 있는 다양한 사업아이디어를 찾아내 청년들이 행복한 삶을 살면서 소멸위기의 지역도 다시 살아 날 수 있는 정책발굴과 지원에 총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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