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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유치원 공공성 강화 기틀 마련했다"

'유치원 3법' 발의 14개월만에 통과 … 회계 투명성 확보

등록 : 2020-01-14 11:10:12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유치원3법'(유아교육법 사립학교법 학교급식법)이 마지막 턱걸이를 하면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해 관련 법안을 발의한지 1년2개월 만이다. '유치원3법'은 2018년 10월 사립유치원 비리가 불거지면서 국민적 관심을 끌었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사립유치원 교비회계의 교육 목적 외 사용 금지의무 및 처벌근거 신설 △유치원의 에듀파인 사용에 대한 법률상 근거 마련 △학교급식법 적용 대상에 유치원을 포함시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해 법안이 발의됐지만 여야 온도차이가 컸다. 여기에 사립유치원의 집단 반발도 법안통과 발목을 잡았다. 일부 유치원단체를 중심으로 집단 개학연기를 발표하며 강하게 저항했다. 교육부는 협상에 앞서 '공공성 강화' 정책 추진으로 맞섰다. 교육부는 관련 시행령을 수정, 200명 이상 사립유치원에 에듀파인 도입을 유도했다.

유은혜-박용진 "유치원 3법 통과됐어요"│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등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여야 대치상태가 평행선을 달리자,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구 을)과 김한표 의원(자유한국당, 경남 거제)이 각각 대표 발의한 개정안에 대해 임재훈 의원이 중재안을 제시했다. 그러다 2018년 12월 27일 신속한 법안 처리를 위해 패스트트랙 1호 법안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패스트트랙 최장 숙려기간(330일)을 채우고도 2달여 시간을 끌었다. 박 의원은 유치원 3법통과에 대해 입장을 발표했다. 박 의원은 "유치원 3법 개정으로 투명한 회계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식과 사회정의가 바로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 투명한 회계, 셀프징계 사라질 것 = '유치원 3법' 핵심은 '유치원 공공성 강화방안'이다. 유치원은 교육법에 따라 학교로 분류된다. 유은혜 부총리는 "유치원을 학교로 명명한지 70년이 지난 시점에서 드디어 진정한 학교로 정체성을 공고히 하게 됐다"며 법안 통과를 국민과 학부모들의 공으로 돌렸다.

법안 통과에 따라 올해 3월부터 사립유치원은 의무적으로 국가 회계관리 시스템인 '에듀파인'을 사용해야한다. 정부 지원금을 유용할 경우 횡령죄를 적용해 처벌한다. 그동안 사립유치원들은 크고 작은 비리로 국민적 분노를 샀다. 감사 결과 유치원 원아 교육에 써야 할 돈을, 명품가방 구입, 유흥비 등 사적으로 사용해 학부모들이 크게 반발하며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사립학교법' 개정으로 유치원 설립자는 유치원 원장을 겸임할 수 없게 됐다. 현행법상 사립학교의 경우 학교장을 포함한 교원 임용 및 징계 권한이 학교법인(또는 사립학교경영자)에게 있다. 사립유치원은 이사장이 원장을 겸직할 수 있기 때문에 징계권자와 징계 대상이 동일해 갈등과 시비를 키웠다. 그러나 법안 개정으로 이른바 '셀프징계'를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따라서 유치원 운영 실효성을 높이고 학교로서 위상 정립, 학교 경영과 교육을 분리하여 헌법이 추구하는 '교육의 자주성' 이념 실현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투명한 회계' 법안 개정으로 사립유치원의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 또는 재산은 교육 목적 외로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유치원 교비를 사적 용도로 사용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등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

기존 사립유치원 재무회계는 국가지원금 국가보조금 학부모부담금으로 수입 재원을 마련하는 시스템이다. 그럼에도 회계를 수기 등으로 관리해 투명성 확보가 어렵다는 교육계 지적도 있다. 유치원 관계자가 교비를 사적 용도로 사용했더라도 유치원 회계로 반납하도록 명령(시정명령)하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조치 방안이 없었다. 그러나 법안 마련으로 지원금을 유치원 목적 외에 사용하거나 부정 수급한 경우 반환명령이 가능해졌다.

'유아교육법' 개정으로 유치원 설립자와 경영자 결격사유를 신설했다. 마약중독, 정신질환, 아동학대 전과 등 유아교육기관의 설립자로서 부적절한 요건에 해당할 경우 유치원을 신설할 수 없다. 관련법을 위반해 행정처분을 받은 유치원에 대해서는 정보를 공표하도록 했다.

'학교급식법'도 개정해 유치원 밥상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유치원 급식의 시설과 설비, 운영에 관한 체계를 확립한다는 취지다. 따라서 유치원 급식 운영에 필요한 시설과 인력배치 뿐만 아니라 식재료 관리, 영양, 위생 안전관리 등 유치원 급식품질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게 됐다. 그동안 유치원 급식은 유아교육법 시행규칙 및 식품위생법 등 분산된 관련법령 기준을 적용해 체계적인 관리가 어려웠다. 교육부는 이번 법 개정으로 유아교육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높이고, 아이들 교육 출발선에 차별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유은혜 부총리는 "유치원 3법이 통과됨에 따라, 사립유치원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한 기틀이 마련된 것을 환영한다"며 "교육부는 사립유치원이 학교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학부모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개정 법률에 따라 공공성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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