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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아베 정권, 올해 사회보장제도 개혁에 사활

정년은 길게, 연금은 천천히

1월 정기국회 때 개정안 제출

등록 : 2020-01-14 10:00:00

중동을 방문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레이트 수도 아부다비에서 모하메드 왕세자와 정상회담을 했다. 사진 AFP 연합뉴스



일본의 아베 정권이 올해 국내정치에서 사회보장제도의 개혁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초고령사회의 가장 큰 위험인 공적연금제도의 유지를 위해서 근로자의 정년을 최대한 늦추고, 연금을 받는 연령은 뒤로 미루기 위한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일본언론은 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7일 경제3단체가 주관한 신년인사회에서 “올해 내각의 가장 중요한 도전은 사회보장개혁을 완수하는 것”이라면서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맞는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2021년 9월 임기를 앞두고, 개헌과 함께 사회보장개혁을 정권의 주된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아베 내각은 우선 오는 20일 개회하는 정기국회에서 노동관련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근로자의 정년을 늦추는 방안이 포함됐다. 일본의 현재 정년은 60세이다. 하지만 근로자가 원할 경우 기업은 65세까지 고용할 의무를 지우고 있어 사실상 65세 정년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번 개정법안에서는 이를 70세로 늦추는 방안이 포함됐다. 근로자가 원하면 기업은 70세까지 고용을 하거나, 다른 직장으로의 이직을 지원하거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일본이 이처럼 정년을 늦추는 데는 막대한 사회보장 급여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연금과 의료, 간병 등 사회보장비 지급액이 2017년 약 120조엔(1260조원)에서 2025년 140조엔(1470조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라며 “일본의 사회보장제도는 현역세대의 보험료로 고령자에 대한 비용 지급을 지탱해왔지만, 이대로라면 현역세대의 부담이 너무 무겁게 된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연금수급 개시연령을 최대한 늦추 것이 과제이다. 일본의 근로자들은 65세가 되면 후생연금을 받는다. 근로자가 일정한 요건과 절차를 거쳐 이를 60세부터 당겨서 받을 수도 있고, 70세부터 늦춰서 받을 수도 있다.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연령에 따라서 연금액도 다르다. 늦춰서 받으면 그만큼 받는 액수도 늘어난다. 이번 법개정에서는 늦춰서 받을 수 있는 나이를 최대 75세로 늦추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75세부터 연금을 받을 경우 연금액은 최대 84%까지 늘어나도록 설계했다.

아베 정권은 또 올해 하반기 임시국회를 목표로 의료서비스의 보장도 낮출 계획이다. 75세 이상의 고령자가 병원에서 부담하는 의료비 부담을 현재 10%에서 20%로 상향조정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또한 대학병원 등 종합병원에서의 진료도 좀 더 까다롭게 해 무분별한 의료기관 이용을 자제시킨다는 방안이다. 일본은 전후 1947년 이후 수년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단카이 세대)가 75세가 되는 2022년에 바뀐 의료서비스 제도를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총리가 사회보장제도의 개혁에 사활을 걸고 있는 데는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기시 전 총리가 일본의 사회보장제도 도입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이유이다. 이 신문은 “일본 국민 모두가 사회보험에 가입할 수 있었던 데는 기시 전 수상이 주도했기 때문”이라며 “기시 전 수상은 당시 자민당 후생노동부 회장을 맡아 사회보장제도 도입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다”고 했다.

아베 총리는 1차 아베 내각 당시에도 교육기본법과 정부조직 개편 등과 함께 사회보장제도의 개혁을 추진했지만 당시에는 정책의 우선순위 등을 잘못 판단해 실패하기도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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