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해외유입 감염병 확산될라" 불안

비상대응체계 가동 "소리없는 전쟁 중"

최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원인불명의 폐렴이 집단 발생함에 따라 경기지역 지자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 격리치료를 받은 국내 첫 의심환자는 중국 신종폐렴과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 병으로 중국에서 첫 사망자가 나오는 등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의심환자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13일 경기도와 일선 시·군에 따르면 중국 우한시의 신종 폐렴 발생이 보고됨에 따라 기초지자체별로 '신종 및 해외유입 감염병 비상대응체계'를 구축하고 감염병 확산 조기차단에 나서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0일 기존의 감염병 대응지침을 수정해 중국의 신종 폐렴 발생에 따른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지자체에 통보했다.

구리 안산 성남 등 지자체들은 긴급 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이들 지자체들은 "중국 우한시 원인불명 폐렴과 관련해 환자 발생은 없으나 명절을 맞아 해외 여행객 증가와 함께 신종 및 해외 감염병 의심환자 신고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긴급 대응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 8일 중국 국적의 여성 A씨(36)가 최근 중국을 방문했다가 폐렴 증상을 보여 격리 치료를 받으면서 불안감이 증폭됐다. 이 환자는 다행히 중국 폐렴과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중국 폐렴 바이러스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변종에 따른 것이며 이 바이러스가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연관성이 높다는 분석결과가 나와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질병관리본부는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박쥐 유래 사스 유사 코로나바이러스와 상동성이 89.1%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사스와 직접적 연관성이나 독성을 확정할 수 없으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심층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질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1개월 안에 감염여부를 판단하는 새로운 검사법을 개발, 지자체에서 신속히 검사가 가능하게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41명이며 이 가운데 1명이 사망했고, 7명은 중증, 6명은 퇴원했다고 밝혔다.

새해 들어서도 메르스 의심환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년 간 메르스 의심환자가 전국으로 모두 328명 발생했으나 검사결과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139명이 경기도에서 발생, 격리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의심환자는 올해 들어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새해 첫날부터 3일까지 의심환자가 모두 6명(검사결과 모두 음성) 발생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중국발 원인불명 폐렴의 경우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있는지가 중요한 문제인데,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지난해에 이어 올 들어서도 메르스 의심환자 신고가 계속되고 있어 소리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의료기관에서 해외여행력 정보제공 프로그램(ITS-DUR)을 이용해 의심환자 내원 시 보건소로 신고할 수 있도록 당부하는 한편 감염병 예방을 위해 해외여행을 앞둔 시민을 대상으로 해외여행 중 일상생활 감염병 예방수칙 가이드를 안내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해외여행시 수산물·가금류·야생동물 판매 재래시장 방문을 자제하고 입국 시 발열 및 호흡기증상이 있는 경우 검역관에게 신고해야 한다"며 "중국 우한시 방문 후 14일 이내 발열 기침 등 증상이 있을 경우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실(1339)로 즉시 신고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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