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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시험대 오르는 70년 한미동맹

방위비협상, 파병 등 난제에 여론반감 커져 … 가치공유 약해지면서 흔들

등록 : 2020-01-14 11:42:13

#장면1
13일 국내 최대 안보단체인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는 성명을 내고 "한미동맹을 해치는 그 어떤 행위도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향군은 한미동맹을 해치는 행위의 주체로 진보성향의 반미단체를 지목했다. 구체적 사례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시 반대, 미 대사관저 월담 시위, 주한 미대사 참수 퍼포먼스, 호르무즈 파병 반대 등을 거론했다.

#장면2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의원은 한미동맹 중요성을 강조한 결의안(한미동맹의 중요성과 미국내 한국계 미국인의 기여를 나타내는 결의안)을 만장일치 동의로 채택했다. 이는 새해 들어 미 의회에서 통과된 첫 한반도 관련 안이다. 결의안에는 "양국이 전략적 이익을 기반으로 포괄적인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 "양국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 증진에 핵심 역할을 한다"며 "양국의 외교·경제·안보 관계의 강화와 확대를 촉구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상원 외교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로버트 메넨데즈 의원은 결의안이 통과되자 "한미 동맹은 단지 두 나라의 관계, 편협한 자기 이익에 관한 것이 아니다"며 "양국의 관계는 깊게 공유된 전략적 이익과 가치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0일 오전 주한미국대사관저 앞에서 서울민중행동 소속 활동가들이 미국의 파병 요청을 규탄하며 반미집회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벌어진 위의 두 사례는 표면적으로는 모두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역설적이게도 한미동맹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하다.

메넨데즈 의원이 설명했듯이 한미동맹은 전략적 이익과 가치에 관련된 내용이지만 트럼프 행정부 집권이후 '동맹의 가치'보다 '편협한 자기이익'이 우선시 되고 있다.

지난해 연말까지 결론을 짓지 못하고 해를 넘겨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방위비분담금을 둘러싼 양국의 갈등과 호르무즈파병에 대한 시각차, 그리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둘러싼 논란 당시 미국이 보여준 태도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방위비 협상과 파병문제는 당장 발등에 떨어진 급한 불이다.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는 이유는 양측의 견해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미국의 일방적인 증액요구가 핵심이다. 협상초기부터 미국은 지난해 분담금의 5배가 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의 인상을 요구해 진통을 예고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정확하지도 않은 수치를 수시로 써가며 분담금 인상을 기정사실화 했다. "내 전화 몇 통화에 5억 달러를 더 내기로 했다"는 식의 발언이 대표적이다.

협상초기부터 50억달러 요구설이 나온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식을 벗어난 막무가내식 인상안을 미 행정부 고위관료들까지 거들면서 협상은 지금까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오죽하면 시민단체들뿐 아니라 국회에서도 여야 정치권이 한 목소리로 방위비 분담금의 증액을 우려하는 입장을 낼 정도였다.

지난해 연말 국내 한 여론조사에서 한미동맹을 지지하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은 반면 방위비 분담금 거액 증액을 반대하는 여론 역시 90% 넘은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호르무즈해협 파병 문제 역시 난제다.

미국은 진작부터 동맹국의 동참을 요청해 왔고 우리 정부 역시 지난해 연말까지 신중하게 파병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최근 이란과 미국이 물리적으로 충돌하면서 자칫 파병이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는 다시 신중한 태도로 바뀌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시 해야하는 주권국가의 당연한 고민의 결과다.

하지만 미국은 파병문제 역시 우리정부의 고민은 크게 염두에 두지 않는 듯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신년 인터뷰를 통해 "나는 한국이 중동에 파병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해리스 대사는 파병문제 외에도 방위비협상, 한일지소미아 종료 등 중요한 정책결정 사안에 대해 국회의원들을 관저로 불러 압박하거나 지나치게 무례한 태도로 일관해 '국민 비호감'을 넘어 '총독형' 외교관으로 불리며 국민저항을 부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죽하면 진보성향의 반미단체들이 해리스 대사 참수경연대회를 열었을 정도다.

이를 지적했던 향군은 반미단체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도 해리스 대사의 무례한 행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편향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아무튼 방위비협상과 중동파병을 놓고 한미동맹은 다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통해 파병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기에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사 역시 14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리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6번째 회의 참석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 중이다.

미국이 새해에도 자국 이익만을 앞세울지 아니면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의 태도를 지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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