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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여야 '미담성 인재' 영입 논란

찬성 "명망가보다 감동 커"

반대 "일회용·거수기 전락"

등록 : 2020-01-14 11:18:13

여야가 4.15 총선을 앞두고 앞다퉈 인재영입에 나선 가운데 "명망가보다 감동을 주는 평범한 이웃을 영입한 건 잘한 선택"이라는 호평과 "선거에만 써먹기 위한 일회용 영입" "의정활동을 할만한 능력이 부족해 결국 거수기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발레리나를 꿈꾸다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됐지만 이를 극복하고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된 최혜영씨 △아버지를 여의고 시각장애인 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외국계 기업에 취직한 원종건씨 △일선 소방관들의 애환을 담은 에세이를 출간했던 소방관 출신 오영환씨 △출산과 육아를 위해 퇴사를 하는 바람에 경력 단절녀가 됐지만, 사법시험에 합격해 이를 극복했던 홍정민씨를 영입했다.

한국당도 뒤질새라 △자신을 성폭행한 테니스 코치를 고발했던 체육계 미투 1호 김은희씨 △왼팔과 다리를 잃은 채 중국과 동남아를 거쳐 탈북한 지성호씨 △유라시아대륙 1만8000㎞를 횡단한 극지탐험가 남영호씨를 모셔왔다.

정치권은 과거 선거를 앞두고 고위공직자나 판검사, 교수 등 명망가를 주로 영입했다. 노동계나 교육계 등 직능 대표성을 띠는 인물도 영입명단에 오르곤했다. 비례대표로는 빈민운동가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도 가끔 배려됐다.

하지만 최근 여야는 '평범한 이웃'이라는 콘셉트에 영입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평범한 이웃이지만, 잔잔한 감동을 주는 스토리를 가진 이들을 발탁해 당과 유권자 사이의 공감대를 넓히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정치권 인사는 14일 "높은 자리에서 군림하던 인사들을 모셔오는 대신 유권자들의 시선으로 눈높이를 낮춰 평범한 이웃을 영입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치권이 선거용 쇼를 위한 영입에만 매진하면서 영입인재들이 "일회용" "거수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진중권 전 교수는 13일 페이스북에서 민주당 인재영입을 '일회용 추잉껌'에 비유하면서 "유통기한은 정확히 단물이 다 빨릴 때까지"라고 비판했다. 선거를 위한 홍보에만 써먹고 인재로 일할 수 있는 역할은 맡기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는 있지만 입법과 국정감사 등의 의정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지 못한 분들이 국회에 들어오면 당이 시키는대로만 하는 거수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과거에도 유명체육인이나 장애인, 이주민, 빈민운동가 등을 영입했지만, 원내에서 별다른 활동을 하지 못한 채 4년만에 쓸쓸히 국회를 떠나곤 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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