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학교현장에 변화의 바람이 크게 불었다. ‘학교공간혁신’이다. 이 변화의 바람에 아이들도 교사들도 동참했다. 자신들이 변화의 주체이기 때문에 관심이 더 커지는 양상이다. 공간혁신을 주제로 한 유튜브 동영상이 수십개나 만들어졌고, 조회수도 10만 여건에 이른다. 최근 공간혁신 관련 설명회와 연수에 학교관리자와 교사 5000여명이 참여해 뜨거운 열기를 실감케했다.

학교공간혁신은 교육청별로 다양하게 추진되었던 공간 재구조화 사업들을 새롭게 정책화한 것이다. 큰 틀에서 보면 4차산업혁명과 인구구조 급변 등 시대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고민을 학생중심 정책으로 담아낸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학교공간혁신에 대한 기대와 우려

이런 학교공간혁신 정책에 대해 여전히 우려가 있는 것 같다. 우선 학교를 미래세대 성장의 보금자리로 혁신해 나가는 과정에 교육부가 지침을 만들고 하향식 표준화로 진행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다. 시도교육청과 학교의 특성을 무시하고 중앙정부 주도의 획일화된 공간 바꾸기 정도로 이해하는 사람들도 많다. 또한 학교공간혁신사업을 그간 진행된 학교환경개선 사업과 동일시하는 오해도 있다.

과거 공간 재구조화 사업이 학교관리자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실내 인테리어 수준에 그친 점도 오해의 바탕이 됐다고 생각한다. 학교의 주인인 학생과 교사 눈높이에 맞는 사업이 아니었다는 증거다. 이는 불필요한 사업과 예산낭비가 되기도 했다. 그간 교육부는 시대변화에 맞춰 교육여건 개선사업과 열린교실사업, 친환경 녹색학교사업 등을 추진했다. 그럼에도 성과가 미미했거나 정책간의 정합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교육부는 이와 같은 우려와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세가지 기본원칙을 정했다. 우선 교육현장의 주인공인 학생과 교사를 중심에 세웠다. 이를 바탕으로 건축(공간)과 교육 두 분야를 연계하고 융합했다. 이는 아이들로 하여금 공간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하고, 적극적인 참여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공간주권과 민주시민성을 함양하는 것이 공간혁신의 핵심목표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첫째, 교육과정 및 교실 안팎 수업과 연계하여 공간혁신이 교육혁신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둘째, 교사와 학교는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도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했다. 교육청은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공간혁신 기획 및 실제 설계와 시공과정 등을 지원한다. 셋째, 학교공간혁신은 건축(공간)과 교육이 폭넓게 어우러지도록 했다. 변화 흐름에 따라 지능정보기술 및 아이들에게 미래사회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역량을 기르는 데 필수적인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갖추도록 한 것이다. 이처럼 학교공간혁신은 단순한 공간 재구조화나 새로운 공간조성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2020년에는 이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학교공간혁신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추진한다. 지난 1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 전체가 아이들의 삶의 공간으로서 ‘학습-놀이-휴식’이 조화를 이루게 할 계획이다. 공간혁신사업에 따른 교육적 효과도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지역발전과 함께하는 학교공간혁신

나아가 학교라는 공간이 지역사회 구심점이 되도록 새롭게 설계하고 있다. 이러한 공간혁신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OECD 관련 전문가 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학교 공간혁신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기존의 낡은 방식과 불합리한 규정들은 대부분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미래 학교공간은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안전하고 쾌적한 삶의 공간, 변화하는 기술과 어우러진 공간, 교육과 지역사회가 공생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정종철 교육부 교육안전정보국장